잊혀진 우리의 함성…6·10 독립만세운동
잊혀진 우리의 함성…6·10 독립만세운동
  • 김여주 기자
  • 승인 2019.06.10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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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강점기 3대 독립운동 평가되지만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못해 지금껏 학교행사로만 열려
중앙고등학교 일민체육관에서 제 93주년 6.10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 김여주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 일민체육관에서 제 93주년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 김여주 기자

우리나라 3대 독립운동 중 하나로 평가받는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이 10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3대 독립운동이라는 평가만 존재 할 뿐, 국가적 예우도, 국민적 관심도 없는 현실에 씁쓸함만 더한 날이기도 하다.

이날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은 축사를 통해 “그 당시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들이 모아져 우리가 정부를 되찾을 수 있었고 이렇게 떳떳하게 독립한 국가의 후손으로 살 수 있고 생활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당시 독립 운동가의 정신을 우리가 이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필 중앙고등학교장도 “6·10 만세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볼 때 (6·10 만세운동) 기념식은 우리 학교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서울시 차원에서라도 행사가 이뤄져야 하고 국가기념일로 지정돼야 한다”라며 “6·10 만세운동을 알리기 위해 올해 6·10 만세운동 기념 조직회가 설립되었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6·10 만세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입법을 청원 중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독립운동은 3·1 운동, 6·10 만세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중 하나인 6·10 만세운동은 6월 민주항쟁과 3·1 운동으로 인해 비교적 존재가 가려졌다. 올해로 93주년을 맞은 6·10 만세운동은 1926년 6월 10일에 일어난 대규모 만세 시위다. 3·1 운동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1929년 광주학생운동의 원동력이자 신간회 설립의 계기가 됐다.

6·10 만세운동은 3·1 운동이 일어난 1919년으로부터 7년 뒤에 일어났다. 1926년 6월 10일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장례가 진행된 날이었다. 독립 운동가들은 장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만세 운동을 계획했다. 일제는 3·1 운동을 통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터라 이를 예상하고 사전에 독립 운동가들을 대거 검거했다. 행사에는 무장군사 7000여 명을 배치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는 시위를 주도할만한 독립 운동가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순종의 장례 행렬이 시작되자, 종로 3가 사거리에 도열해 있던 중앙고보 5년생 이선호 학생은 도로 가운데로 나와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다. 주축이었던 이병림 · 박하균 · 박두종도 마찬가지였다. 통곡하던 수많은 백성들도 시위에 가담했다. 하지만 군대를 동원한 일제의 감시망에 저지당했다. 일제는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는 군중과 학생을 무자비하게 체포하고 구금했다. 당시 6·10 만세운동으로 일본 경찰에게 잡힌 학생 수는 서울에서 200여 명이었고, 전국적으로는 1000여 명에 이르렀다.

그해 11월 2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주동자였던 학생 11명을 대상으로 공판이 열렸다. 당시 재판장은 학생들에게 거사의 동기와 목적을 물었다. 주축인 이선호는 “자유를 절규하면 자유가 생긴다는 결심으로 거사에 임하였다”며 당당하게 답했다. 이병림은 “거사의 목적과 동기는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새삼 물어볼 것이 어디 있느냐?”며 강한 어조로 대답했다.

당시 학생들과 독립 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은 3·1 운동 이후 침체된 민족운동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고, 1929년 광주학생운동의 교량적 구실을 담당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현재 6·10 독립만세운동은 우리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못한 이유로 정부 차원의 기념식은 커녕 변변한 행사도 없다. 다만, '조선독립만세'를 외친 이선호 군의 모교인 현 중앙고등학교(구 중앙고보)에서만 매년 학교 행사로 진행될 뿐이다.

중앙고 재학생으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한세운 군은 "잘 알려지지 못해 아쉬운 6·10 만세 운동이 이번 기념식을 통해 홍보가 되었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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