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세시 음료로 더위를 이겨보자
전통 세시 음료로 더위를 이겨보자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9.06.1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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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차 체험 모습 / 연합뉴스
전통차 체험 모습 /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면서 차가운 과일 주스나 아이스커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단오 시즌을 맞아 전통 음료를 체험하는 행사도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다.

인사동 등지에 가면 오미자차를 비롯해 각종 음청류(주로 단맛을 낸 여름철 음료)를 맛볼 수 있는데 생각보다 그 종류는 많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요즘은 재료만 전통 재료를 쓰고 ‘~~슬러시’, ‘~~요거트’처럼 퓨전 스타일의 메뉴를 내놓는 곳이 대부분이다. 

옛 전통 음료 중에는 몸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레시피들이 무궁무진한데, 단오 세시 음료인 제호탕만 해도 매실과 각종 한약재를 써서 더위로 기운을 잃었을 때 효험이 있도록 했다. 지금은 낯선 이름이 된 전통음료 몇 가지를 만나보자. 

*제호탕
오매육, 사인, 백단향, 초과 등을 곱게 가루 내어 꿀에 재워 끓였다가 냉수에 타서 마시는 청량음료이다. 주재료인 오매는 매실 껍질을 벗기고 짚불 연기에 그을려 말린 것으로 갈증과 설사, 기침에 효과가 있다. ‘제호’라는 이름은 원래 우유를 정제한, 자양강장 성분이 풍부한 음료를 가리켰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유제품이 귀하다 보니 대신 한약재를 사용하게 됐다고 알려한다. 조선 시대 궁중에서는 단옷날 내의원에서 만들어 왕에게 진상하고, 부채와 함께 신하들에게도 선물했다. 

*송화밀수 
양력으로 5월쯤이면 소나무 수꽃이 벌어져 노란 가루가 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송홧가루는 꽃이 완전히 피기 전에 따서 군불을 땐 방에 건조시켜 만든다. 막 딴 송홧가루에는 먼지와 모래알, 나뭇조각 등이 섞여 있으므로 깨끗한 물에 몇 번이고 세척했다가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환경오염 때문에 대도시에서는 채취해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다행히 요즘은 가공된 북한산 송홧가루가 수입되고 있다. 송화밀수는 차가운 꿀물에 송홧가루를 풀어 잣을 띄워 마시는데, 마치 물감처럼 노란 막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생맥산
새콤한 오미자향에 인삼의 쌉쌀함이 어우러진 생맥산은 더위와 갈증, 다한증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해 온 처방법이다. 맥문동 7.5∼8.0g, 인삼·오미자 각 4.0g을 적당량의 물을 붓고 끓여서 여름철에 끓인 물 대신 마시면 가벼운 갈증 해소에 효과가 잇다. 여기에 황기나 감초, 황백 등을 배합하면 기력이 솟고 생기가 돋는다는 처방도 있다. 더위로 기운을 잃었을 때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시원하게 한 잔씩 마셔 주면 좋다. 너무 쓰거나 달지 않은 맛이어서 아이들이나 어르신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배숙
궁중에서 먹던 귀한 전통음료인 배숙은 쉽게 말해 수정과 속 곶감을 배로 대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배숙을 만들 때는 먼저 배를 네 쪽으로 쪼개어 껍질을 벗긴 다음 속을 도려낸다. 이어 가장자리를 예쁘게 다듬은 뒤 배 등에 통후추 3개를 깊숙이 박는다. 물에 생강을 얇게 저며 넣고 끓이다가 설탕(또는 꿀)과 앞서 준비한 배를 넣고 다시 끓여 식힌다. 충분히 식으면 생강을 빼내고, 상에 낼 때는 화채그릇에 담아 유자즙을 넣고 잣을 띄운다. 한정식집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이 음료는 기관지 건강과 숙취해소 등에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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