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말귀와 눈치, 그리고 후래삼배”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말귀와 눈치, 그리고 후래삼배”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6.07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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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공감 능력을 위한 노력 -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EPISODE 1
7, 8년 전의 일이다. 첫 출근한 딸래미에게서 한 수를 배운 적이 있다.
퇴근을 하고 돌아 와서 하는 말이 
“아빠, 회사 일의 반(半)은 ‘눈치’인 것 같더라!”
시간이 제법 지났지만 늘 기억에 남아 있는 말이다. 내 딸이지만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사나 동료들의 몸짓이나 눈빛만 잘 읽어도 일의 절반이 해결되더라는 것. 

# EPISODE 2
이틀 전 일이다. 주 어느 대학교에서 취업경쟁력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한 학기 강의를 마치는 시간이었다. 뒷줄에 앉은 몇 명이 스마트폰으로 제각기 뭔가를 하고 있었다. ‘한 눈 파는 것이 안 좋은 이유와 행동이 따르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의 내내 강조해 왔던 수업이었다. ‘수업 시작하니 핸드폰 내려 놓으세요’라고 수차례 말해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급기야 뒷자리로 찾아가 당사자에게 빨리 내려 놓으라고 하니 마지 못해 내려 놓는다. 벌써 필자의 목소리는 커져 있었고, 강의장 분위기도 싸늘해 졌다. 정말 ‘눈치 없는 망둥이’들이다. 교수님께 뿐만이 아니라 옆 학우들에게도 … 

# EPISODE 3
지난 주 필자가 일하는 조직에서 진행하는 ‘2019년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Global YBM)과정’ 베트남반 연수생 100명을 뽑는 면접을 진행했다. 200여명의 대상자들의 행동이나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을 스쳐 지나가듯 테스트를 했다. 면접장에 들어 온 10명의 면접자들을 한 줄로 세운 다음에 앞에서 뒤로 번호를 외치라고 해 본다. 
“하나, 둘, 셋, ….., 열” 
“앞에 세 그룹의 책상이 있습니다. 잘 보세요. 지정해 주는 그룹의 책상에 가서 앉으세요”
손가락으로 일일이 가리키며 지정석을 일러준다. 그러면 꼭 한두명은 우왕좌왕하며 엉뚱한 곳에 앉는다. 불과 10명인 좁은 공간에서... '충격'이다.
하나 더 있었던 일이다. 18개의 좌석을 원형으로 배치를 해 둔 상태에서 앞에서 언급한 10명에게 앉을 자리의 범위를 손짓을 하며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를 손짓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앉으라고 한다. 이것도 한두명 엉뚱한 자리에서 헤매고 있다. '충격2'이다.

눈치와 말귀 그리고 업무능력
인사업무를 40여년, 오랜 세월동안 했다고 하면 많이 물어 보는 것이 있다. ‘사람을 보면 무엇을 보느냐?’ 취업준비 중인 학생들도 ‘기억에 남는 면접자는 누구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어김없이 답하는 말은 ‘눈치가 있는 사람, 말귀를 잘 알아 듣는 사람 ’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어떻게 가려내느냐, 짐작할 수 있느냐의 질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인사(人事) 업무를 할 때 사람의 우열(優劣)을 판단하기 위해 하나의 버릇이 생겼다. 
인사부를 찾아와서 자기 상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사가 부하를 비난하거나 무능하니 바꿔 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주고 판단하고 조치하는 것이 ‘인사과장’의 업무이기도 한 것이기에 나름대로의 기준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나는 말할 때 얼마나 주위를 잘 헤아리는가와 하나는 몇가지 질문도 하고 몇가지 부탁하면 얼마나 잘 알아 듣는가를 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점검하면 상사와 부하 중에 누가 더 문제인지가 판단이 선다. 

그리고, 일반적인 경우에는 첫 만남에서 헤아려 보며 관계의 원근(遠近)을 정하는 척도로 삼는다.눈치능력과 말귀능력을 보는 것이다. 내 입장을 헤아리지 않으며(눈치없이) 뭔가 의미를 두고 하는 말을 하는 데 자기 말만 하는(말귀가 어두운) 사람은 일단 멀리 해 둔다.
 
‘눈치’는 눈을 마주치는 것이 우선이다. ‘말귀’는 말의 모퉁이(귀)에 가 봐야 한다. 그 상황에 들어가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눈치와 말귀는 한 통으로 움직이는 능력이다. 둘 다 맥락 속으로 들어 가봐야 한다. 같은 입장에 들어가던가 혹은 전후좌우에 서 봐야 눈치를 알 수 있고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다.
그러자면, 일정 공간이나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면 오(五)감각에다 6번째 감각인 ‘지각(知覺)’을 곤두세워야 한다. ‘육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과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일 먼저 핸드폰에서 눈과 귀를 떼자.

같은 나이의 시인 김영승의 시(詩) ‘반성 16’이 생각난다.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 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필자는 이 시인과 잘 모른다. 시(詩)가 너무 재미있고 의미가 있어 올려 본 것이다.
후래삼배(後來三杯)라는 말 때문이다. 늦게 오면 3잔 마시고 대화에 끼라는 것이다. 누구와 만날 때, 조직에 들어가는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정도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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