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도시농업,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9.05.2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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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환경보호 등 긍정적 영향
플리마켓형 장터 '마르쉐@' 포스터 / 홈페이지 캡처
플리마켓형 장터 '마르쉐@' 포스터 / 홈페이지 캡처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요즘 베란다 미니 텃밭을 가꾸는 재미에 쏙 빠졌다.

그는 몇 달 전 도시장터에서 허브와 채소 종자 서너 종류를 얻어 왔고, 식물이 커 가는 것을 관찰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또, 무농약으로 키운 채소들을 요리에 활용하며 식비를 아끼고 건강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미니 텃밭 키우기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도시의 텃밭이나 주말농장에서 내 손으로 신선채소를 기르는 도시농부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늘고 있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시농업관련 통계 자료를 보면 2018년 기준 참여자수는 212만1000명, 도시텃밭 면적은 1300ha로 2010년에 비해 각 13.9배, 12.5배 증가했다.

교외에 이른바 ‘주말농장’을 만들어 두고 채소, 과일을 가꾸는 이들도 많지만 그 정도로 돈과 시간을 들이는 일이 부담스럽다면 베란다 텃밭으로도 충분히 도시 농부가 되는 재미를 체험할 수 있다.

도시민들에게는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졌던 텃밭 가꾸기가 활성화된 데는 마르쉐@혜화 같은 플리마켓형 장터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에 참여하는 이들 중에는 소규모로 농장을 운영하는 이들이 많은데, 수확물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종자를 공유하기도 한다.

일반 상점에서는 구하기 힘든 앉은뱅이밀이나 각종 토종 채소류 씨앗을 구할 수 있는 것도 직거래의 매력이다.

이제는 마트나 할인매장에서도 봄 시즌 상품으로 분재용품과 채소, 꽃씨를 판매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사실 도시와 농업이 서로 분리된 것은 산업화 이후의 일로, 조선시대만 해도 잠실과 잠원동 일대에서 양잠이 성행했으며 종로구 권농동에는 궁중에 채소를 공급하는 내농포가 운영됐다고 한다.

한때 도시와 멀어졌던 농업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치열한 경쟁과 빠른 변화에 지친 사람들이 ‘힐링’의 수단으로 농업을 찾고 있는 것이다.

환경오염, 유전자 변형 농산물 범람으로 인한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도 도시농부를 늘게 하고 있는 요인이다.

농업이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농업(agriculture)과 여흥(entertainment)을 결합한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라는 신조어도 생기고 있으며, 여기에 도시 생태계 보전과 사회 공동체 회복 효과 등도 도시농업 부흥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서울을 떠나 경기도 용인으로 이주한 워킹맘 B씨도 옥상에 텃밭을 가꾸면서 이전에 몰랐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지내는 생활에서 벗어나 땀을 흘려가며 밭일을 하니 저절로 운동이 되더라는 것. 두 아이도 엄마를 적극 도우며 가족 간의 관계도 돈독해졌다.

뿐만 아니라 서울의 아파트에서 이웃들과 데면데면하던 때와는 달리 손수 가꾼 채소로 요리를 해서 주말마다 갖는 포트럭 파티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도시농업의 가치는 개인의 즐거움과 힐링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녹색 생태계를 건강하게 연결하는 거점이 될 뿐 아니라 환경오염, 미세먼지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도시농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각 지자체와 함께 도시농업박람회 같은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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