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치매 온다. 팩트로 받아들이고 적극적 치료 해야"
"누구나 치매 온다. 팩트로 받아들이고 적극적 치료 해야"
  • 박철중 기자
  • 승인 2019.05.2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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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건강 건강그룹 회장, '나는 치매 환자 보호자입니다' 책 펴내고 '건강한 삶' 전도
최건강 건강그룹 회장이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철중 기자 slownews75@gmail.com
최건강 건강그룹 회장이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철중 기자 slownews75@gmail.com

“치매는 예방도 가능하고, 치료도 가능합니다. 치료해본 사례도 많고요. 제가 경험했습니다. 저도 ‘주관적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임상단계)’를 겪었는데, 지금은 하루 6~7시간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누구보다 젊고 똑똑하고 활기차게 하루 종일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제 어머니도 현재 치매이신데, 호전돼서 ‘예쁜 치매’로 11년째 생활하고 계십니다.”

치매 없는 세상을 꿈꾸며 최근 ‘나는 치매 환자 보호자입니다’를 펴낸 최건강(60) 건강그룹 회장은 치매도 치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만난 최 회장은 스스로를 ‘건강 천재 코치’라고 칭하며 60년간 사용한 본명 최명애를 두고, “앞으로 60년 동안 사용할 이름” 최건강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남편은 치매 명의로 잘 알려진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이다. 결혼 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줄곧 자신의 사업과 남편의 병원 일을 병행해 왔다. 간호조무사로서 처음엔 바쁜 병원 일을 조금이라도 도울 요량이었지만, 지금은 환자나 그 가족들이 남편인 김 원장에게 선뜻 내뱉지 못하는 말들이나, 질문들에 대해 친근한 이웃사촌처럼 ‘생활 밀착형’ 언어들로 쉽게 설명해주는 ‘건강디자이너’의 역할을 하고 있다.

“건강디자이너는 제가 만든 이름이에요. 진료와 처방은 의사가 하지만, 의사와 환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오해할 때도 있고요. 질문이 있는데도 선뜻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궁금증을 의논하고 싶은데 일일이 의사가 다 해결해 줄 수는 없어요. 그럴 때 의사와 환자, 가족들 중간에서 얘기도 들어주고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도 해주죠.”

최 회장은 책을 통해 자신이 치매 환자 가족으로서 경험한 그간의 고민과 해결책들을 조언한다. 아울러, 스스로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병을 얻고, 절망하고 다시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과정과 생각들을 소소하게 얘기한다. 근본적으로 자신이 그러했듯이 앞 만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삶’을 살 것을 충고한다.

“30년 동안 동네병원을 했어요. 1살 때부터 병원에 오던 아이들이 30살이 될 때까지요. 30대이던 신혼부부가 60대가 됐고, 40대이던 분들이 70대가 됐어요. 그만큼 가족 같은 환자분들이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씩 치매로 병원을 찾아오는 것을 보고 꼭 치료해 줘야겠다는 소명의식이 생겼어요. 주변의 지인들도 치매를 앓고, 온 가족이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혼자 살던 어머니도 경도인지장애가 있었지만 ‘나이 들면 누구나 오는 거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 했었죠.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누구보다 정갈하고 총명했던 어머니의 갑작스런 변화는 충격 자체였다. 앞이 막막했고, 모든 것이 내 잘못인 것만 같았다.

“의사인 남편도 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전화통화를 하는데 버럭 화를 내시는 거예요. ‘이상하다’ 말하는 남편과 함께 바로 어머니한테 달려갔죠. 집안은 지저분했고, 시장을 본 흔적도 보이질 않았어요. 며칠 뒤 다시 찾아 냉장고를 열었는데, 그동안 넣어둔 반찬들이 온통 곰팡이로 가득했어요. 너무 놀랐어요. 그 똑똑한 엄마가…, 인정할 수가 없었어요. 충격이었죠. 무엇보다 그동안 외로웠을 엄마를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졌어요. 남편의 치매치료 연구도 장모의 치매가 본격적인 계기가 됐죠.”

최건강 건강그룹 회장이 자신의 책 '나는 치매 환자 보호자입니다'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박철중 기자 slownews75@gmail.com
최건강 건강그룹 회장이 자신의 책 '나는 치매 환자 보호자입니다'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박철중 기자 slownews75@gmail.com

최 회장이 남편과 함께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건강 전도사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데에는 어머니의 치매 발병도 이유가 됐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알 수 없는 병으로 겪어야 했던 절망 속에서 건강한 삶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 것이 바탕이 됐다.

“남들처럼 성공을 위해 하루 종일 제 사업과 남편의 병원 일을 병행하며, 밥 먹을 시간 없이 밤낮으로 일만했어요. 제 건강은 생각하지도 못했고요.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이 찾아왔어요. 일밖에 모르고 훗날을 위해 열심히 일만했는데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어요. 병을 고치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산으로 갔어요. 하지만 자연 속에 있을 때는 나아지다가도, 서울로 오면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때 알게 됐죠. 행복도 성공도 부도 건강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모든 것을 바꿨어요. 일하는 방식부터 살아가는 방법 모두를요. 내 몸의 메시지를 들으려고 했죠.”

‘깨닫는 건강법’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최건강 회장은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몸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야한다고 주장한다. 머리가 아프면 단순히 두통쯤으로 생각하지 말고 왜 그런지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건강한 생활을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1조원짜리 뇌를 받고 태어나요. 하지만 우리 뇌는 출금만 되지 입금은 되지 않아요. 공부하는 데 쓰고, 잠을 못자서 쓰고, 대학가면 술 마시고 담배 피는 데 쓰고, 졸업하면 그 어느 때보다 직장에서 출세하려고 스트레스에 몸을 혹사하고..., 머리 아프다고 병원에 가지 않아요. 두통약 먹고 끝이죠. 확인해야 해요. 잠도 충분히 자고, 휴식도 가져야 해요.”

60~70대는 물론, 3년 전보다 병원을 찾는 50대 치매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하는 최 회장은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보호자)들의 의지와 상황판단, 적극적인 자세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팩트(Fact·사실)’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가족의 치매를 감정으로 받아들이면 시간만 지나가요. 슬퍼하고 놀라기만 할 시간이 없어요.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의사와 의논하고, 치료해야 해요. 불행해지는 드라마나 소설을 상상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가족회의를 해서 각자 할 수 있는 것들을 분담하고, 환자를 안심시켜야 해요. 만약, 환자가 강한 부정을 하고 병원가기를 꺼려하면 병원에 갈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해요. 부부 사이라면 늘 안아주면서 ‘내가 끝까지 책임질게’, 모녀 사이면 ‘엄마가 못 알아봐도, 내가 엄마를 알아보니까 괜찮아’, ‘당신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예방 합시다’ 등 신뢰를 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많이 하면 환자는 안심해요.”

끝으로, 최 회장은 “치매가 가족의 사랑과 배려와 관심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보호자들의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 지속되다보면 힘든 보호자들이 환자에게 ‘이거 하면 안 돼’, ‘저거 나쁜 거야’하는 식으로 ‘O ․ X’를 하게 된다. 이럴 경우 ‘나쁜 치매’로 빠질 수 있다”며 “절대로 환자에게 비판하는 투의 말은 삼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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