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제 "묻지마 살해는 없다"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제 "묻지마 살해는 없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5.19 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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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행사 열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3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 집회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3주기를 맞아 17일 오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추모 집회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 집회가 지난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강남스퀘어 앞에서 열렸다.

3년 전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30대 남성이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화장실에 6명의 남성이 오갔음에도 살해되지 않았지만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혐오 문제가 대두됐다. 당시 경찰은 '여성혐오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판단한 바 있다.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은 강남역 살인사건 3주기 추모 집회 '묻지마 살해는 없다'를 열고, 강남역 살인사건은 '묻지마 살인 사건'이 아닌 '여성혐오범죄'라고 주장했다. 약 100명의 시민이 추모를 위해 참가했고 이 날 집회는 구호나 음악 없이 진행됐다. 집회는 추모시 낭송과 5분17초 동안의 침묵, 신청발언, 헌화행렬, 자유헌화의 순서로 이어졌다.
 
추모제 진행을 맡은 한솔 씨는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은 수많은 여성으로 하여금 불안함과 부당함을 공유하고 연대하도록 했다"며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들을 비롯한 가부장적 사회는 일부 정신병자들의 만행이라며 여성들의 예민함을 질책하듯 사건을 축소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소수자의 불안함은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많은 피해자들이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다. 여성, 아이, 장애인, 노인만 골라 살해한 진주 방화범 살인 사건, 부산 카페 흉기 난동 사건, 신림동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발언을 한 여성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사건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이 사건이 조현병 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일축하는 여론이 많다. 여성혐오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면 정신질환 유무와 상관없이 그것은 여성혐오 범죄가 맞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 발언자는 "여성의 이름이 기록 속에서 없어지면서 여성혐오를 여성혐오라고 표기하지 않고, 말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많은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젠더사이드를 당했지만 언론과 남성중심적인 기록은 ‘묻지마’로 말하게 됐다"며 설명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대학생 A씨는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되었는데도 범죄율이나 여성혐오에 대한 인식변화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기사 댓글만 봐도 오히려 남성차별을 한다는 근거 없는 말과 여성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묵인하고 감추려 해서는 안 된다"며 대답했다.
 
자유발언을 마친 시민들은 사건 발생 장소 인근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준비한 흰색 꽃을 헌화하고 피해자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을 붙였다.
 
한편, 전국 곳곳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 집회가 열렸다. 지난 16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기억예배가 열렸다. 이날 예배에는 '믿는 페미' 등 18개 시민단체가 참석해 희생된 여성을 애도하고 여성혐오범죄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7일 오후 7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는 경남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해 100여 명의 참가자와 함께 미투선언과 여성인권 발언이 이어졌다. 같은 날 부산여성단체연합도 부산 서면에서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행사를 열고 '여성에 대한 혐오, 착취와 폭력을 끝내고 안전과 존엄이 보장되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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