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순위 청약’서 싹쓸이 막는다...전문가 “분양가 인하 정책이 더 필요”
정부, ‘무순위 청약’서 싹쓸이 막는다...전문가 “분양가 인하 정책이 더 필요”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5.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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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양혜원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양혜원 기자

무순위 청약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쓸어 담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이달 20일부터 청약시 1·2순위 예비당첨자를 5배로 늘리는 조치가 시행된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일부 제한적인 효과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분양가를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들을 시행하면서, 무순위 청약에 현금부자가 몰리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했다. 1순위 청약 자격이 무주택자 중심으로 변했지만, 정작 이들 자격자들은 각종 세금과 대출 제한을 고려해 청약통장을 아껴두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순위 청약이란 1순위, 2순위 등을 통해 예비순서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식 미분양 물량을 사는 것으로, 청약통장이 없어도 가능하다. 또 무주택자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청약시 재당첨을 제한하는 규제의 적용대상도 아니다. 다시 말해, 무순위 청약으로 당첨을 받은 뒤에 이를 포기해도 불이익이 없다.

대출을 끼고 청약을 하는 대부분의 서민은 무순위 청약에 도전하지 못하지만, 자금여력이 있는 현금부자들은 미분양 물량을 쓸어담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줍고 줍는다'는 뜻의 ‘줍줍’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주택기금과 김진호 사무관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청약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막기 위한 조치가 시행된다. 현재 각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예를 들자면, 기존에는 100세대를 공급할 시에 80%까지 예비당첨자를 뽑아서 80명을 더 뽑았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를 5배로 늘리는 것으로 바뀌면 100세대를 가정했을 때, 500명까지 예비당첨자를 뽑는 셈이 된다. 그렇게 되면 1·2순위에서 전보다 더 미분양 물량이 흡수될 수 있기 때문에, 현금부자가 미분양 물량을 싹쓸이하거나 '줍줍'하는 부동산 시장의 아이러니한 현상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예비당첨자들의 비율을 늘려서 기회를 더 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무주택자들은 돈이 없어서 주택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출이 막혀있는 데다가, 자금을 감당한 능력이 없기 때문에 분양을 못받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권 팀장은 이어 “다만, 정부가 간과하는 부분은 궁극적으로 분양가를 인하시키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분양가를 낮추는 대책을 세우는 데 주력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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