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학대' 의혹 이병천 서울대 교수 '승인없이 실험'…"처벌 강화돼야"
'동물실험 학대' 의혹 이병천 서울대 교수 '승인없이 실험'…"처벌 강화돼야"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5.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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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본부 연구운영위원회에 검토·처분 요청 상태"
폐사한 복제견 메이가 생존시 코피를 흘리면서 사료를 먹는 모습(왼쪽)과 앙상한 모습(오른쪽)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폐사한 복제견 메이가 생존시 코피를 흘리면서 사료를 먹는 모습(왼쪽)과 앙상한 모습(오른쪽)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동물보호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이하 서울대) 이병천 교수가 '승인없이 동물실험을 했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 산하 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는 '동물실험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은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해당 실험동물의 경우에 윤리위에 반입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14일 비글구조네트워크 정부윤 실험동물분과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윤리위의 승인을 받지 않고 실험을 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정 분과장은 “모든 동물실험의 경우에 윤리위에 실험계획서를 제출하고 실험방법, 절차, 실험동물의 처우 등에 대해 윤리적 심의를 받고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승인을 받아 진행한다. 이는 비윤리적인 실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실험동물법과 동물보호법에도 실험기관의 윤리위 설치를 의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이(복제견, 폐사)의 경우에 이미 언론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심각한 저체중의 모습을 육안으로도 볼 수 있었다. 사료를 먹을 당시에 코피를 쏟을 정도의 처참한 상태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해서 휘청였다. 생식기가 튀어나온 채 갈비뼈가 다 드러난 모습을 보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분과장은 실험동물에 대해 설명하면서 특히 비글이 9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체 실험동물을 약 300만 마리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이 중 개는 만 마리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비글이라는 견종이 90%정도 실험동물로 쓰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라고 말했다.

정 분과장은 “첫째, 중형견으로서 너무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은 중간 사이즈라는 점이다. 쥐나 토끼처럼 몸집이 작을 경우에 독성실험 등을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크기가 실험에 쓰이기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둘째, 지난 1950년대부터 미국에서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 실험견으로 쓰였는데, 번식력이 좋다보니 연구실에서 사육하면서 실험했던 역사가 있다. 셋째, 성격 자체가 공격적이지가 않다. 온순하기 때문에 실험자가 길들이기 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분과장은 "동물실험에서 문제가 발생시 처벌이 약하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비윤리적인 실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아직까지 처벌규정이 약하다는 점이다. '동물보호법 제 24조'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으로 끝난다. 발각이 될 경우에만 처벌된다는 점을 개선하려면 이러한 실험 절차와 관련된 관리·감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서울대에서 실험 중인 퇴역탐지견을 구조해달라’는 청원의 캡처 사진
퇴역탐지견 구조 청원 /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서울대에서 실험 중인 퇴역탐지견을 구조해달라’는 청원은 17만 5283명(14일 오후 5시 기준)이다. 실험동물법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담당하는데 식약처는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발생한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메이에 대한 보도를 봤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현재의 법 적용 대상에 실질적으로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은 포함되지 않는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같은 당 한정애 의원이 ‘대학기관 동물실험 투명화법’을 대표 발의했는데, 아직까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러한 법안이 통과되면 그 때는 식약처가 지도, 감독을 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조사위에서 동물학대 사실여부를 포함한 실험과 관련해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6차에 걸쳐서 조사를 하고, 전체 보고와 토의를 거쳤다. 실험계획서에 없는 실험이 진행된 것이 밝혀졌고, 이병천 교수가 메이에 대해 수의학적 관리를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메이의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수의학적 조치가 없어서 폐사에 이르게 한 점에서 연구자(이병천 교수)의 책임이 있다는 조사위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모 사육사가 메이를 폭행하고 사료를 24시간 이상 급여하지 않은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이 지난 2월 27일 이후 포착된 부분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7일 이전의 CCTV 녹화분이 남아있지 않다. 사육 중 실제로 굶기는 행위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으나, 사료와 물을 주지 않는 행위가 있었다고 추정하는 것이 정황상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파악되어 현재 경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라고 답변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죽은 메이를 제외한 복제견 실험동물인 페브, 천왕성에 대해서 지난 4월 18일부터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험에 참여한 연구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른 동물에 대한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CCTV 영상자료가 있음을 확인했고, 경찰에서 이를 조사 중이다. 실험계획서와 상이한 내용에 대한 변경승인을 받지 않은 점과 관리 소홀과 관련해 서울대 본부 연구운영위원회에 검토와 처분을 요청한 상태다. 추후에 절차와 규정에 따라 처분이 이루어질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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