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숨겨둔 본(本) 모습을 찾아라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숨겨둔 본(本) 모습을 찾아라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5.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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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장 외(外) 열전(列傳)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80등부터 120등까지는 실무자인 자네들이 최종 판단을 하라”고 지시를 했다. 면접장 진행과 보조를 맡았던 대리, 사원급 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이다. 그랬더니, 의외의 답이 나왔다. “80등이 불합격이고 120등이 합격입니다”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의외의 결과다. 면접장 안에서의 ‘내숭’과 대기시간, 면접 전후의 모습이 너무 달라서 면접관이 ‘속았다’라는 것이었다.

100명 선발계획에 250여명의 면접 참가자 성적을 정리한 결과 커트라인이 되는 100등 전후의 점수는 소수점 1, 2자리까지 비슷하다. 예컨데 80등이 85.43, 81등이 85.41……. 109등이 84.65, 110등이 84.64, 111등이 84.61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이다. 약 20여명이 다양한 면접으로 평가한 것을 종합하여 나온 결과다. 이 때 면접을 진행한 실무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본 것이다. 임원들의 점수를 뒤집는 결과도 나온다.

입시(入試)와 같이 엄격한 점수 반영보다는 긴장을 내려 놓고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실제 입사 이후의 모습과 가장 흡사하더라는 판단에서 진행한 것이다. 정형화되고 조작(操作)될 가능성이 높은 점수에다가 면접장 밖의 다양한 관찰 모습을 대입시켜보는 것이다.

점수화의 목적보다는 특히 좋아 보이는 모습과 유난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찾아자고 미션(Mission)을 준 것이다. 최종 합격자 판정 단계에서 관찰한 내용을 하나하나 챙겨보며 인사부장이 실무적인 결론을 내리고 최고경영진에 보고를 하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지원자의 숨어있는 ‘빙산의 일각’을 찾는 작업이다. 긴장이 풀어진 일상 상황에서의 모습을 본 것이다. 10%로 나타나는 정형화되고 다듬어진 모습보다는 잠재의식에 있는 90%의 긴장이 풀어진 일상적인 모습을 관찰한 것이다. 금융권에서 많이 하는 합숙면접을 통하여 관찰평가하는 것과 유사하다.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결점이 있다. 그러나, 면접장외 관찰은 무의식적인 행동을 본다는 측면에선 훨씬 유용한 방법이 된다. 

그 하나하나를 간단히 살펴본다.  

1. 들어와서 자리를 잡는 위치를 본다.
앞이냐 뒤냐? 통로냐 안쪽이냐? 적극성과 배려심을 보는 것이다. 당사자 입장에서는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습관화 된 모습이 나타난다. 

2. 이름을 불러 본다.
출석 체크한다고하며 한명한명 이름을 불러본다. 그리고 답하는 모습과 목소리를 들어본다. 그리고, 소리가 적으면 어디 있냐고 눈으로 찾는 시늉도 해 본다. 다양한 행동이 나온다. 학교 강의 시간의 습관 그대로다. 두번 세번 부르면 짜증섞인 답이 나오기도 한다. 목소리가 힘이 없고 기어들어 가는 경우도 많다. 반면에 맨 뒷줄에 있다가 크게 손들거나 벌떡 일어나며 손을 흔드는 경우도 있다. 

3. 면접 대기시간을 관찰한다.
짧게는 10~20분, 길게는 2~3시간 대기를 한다.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성명 가나다로 하는 경우에 황, 홍씨 같은 경우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다양한 본 모습이 나타난다. 어떤 경우든 대기시간의 활용은 자기관리에 중요한 덕목이다. 

4. 면접 마치고 돌아 나가는 모습을 본다.
대기업의 경우는 면접을 모두 마치면 나가는 길에 ‘면접비 혹은 교통비’라는 돈을  지급한다. 입사지원에 대한 감사와 하루 종일 피곤한 일정에 대한 수고의 의미이다. 보통 직급이 낮은 직원이 지급하며 개인 서명을 받는다. 그 때 ‘그냥 가느냐? 감사 인사라도 하고 가느냐? 혹은 낚아 채느냐?를 본다. 가끔씩은 즉석에서 봉투 금액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얼굴빛과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어제 면접 본 회사와 금액을 비교하는 것이다.

5. 오가는 길에 말을 걸어 본다.
면접대기장에서 면접장으로 가는 길에 인솔하며 걸음걸이나 자세,표정 등을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툭툭 질문도 던져 본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표정도 본다. 의연한가? 재잘거리는가? 스스로 면접 내용을 평가하며 궁시렁거리고 까불거리고는 것도 눈에 들어 온다. 

6. 손으로 글을 쓰는 과제를 줘 본다.
A4용지를 주면서 '본인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10분 이내에 몇 자 이내로 요약해 달라'고 해본다. 그리고, 이 글을 면접장의 위원장에게 드릴 것이다는 전제를 한다.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인다. 특히, 자기소개서를 본인이 직접 구상하고 썼느냐, 아니면 베끼거나 남이 해 준 경우를 찾아낼 수 있다. A4용지 한 장을 균형감 있게 서류를 작성하는 기본도 보게 된다. 지원자들의 손글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 타이핑시대이지만 최고경영자의 철학으로 ‘반듯한 글씨’는 손끝 솜씨를 평가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참, 오해는 말기 바란다. 글씨 못 쓴다고 불합격시킨다는 뜻은 아니다. 너무 심하게 못 쓰면 다시 한 번 본다. 잘 쓴 글씨는 모든 이미지가 좋게 보이기도 한다.

이제 이런 내용을 알고 나면 더 조심스럽고 위축이 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습관화된 긍정적 태도가 면접에서 유불리를 떠나서 매력있는 사람이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며 언젠가는 해야 할 것이다. 취업준비를 통해 유효기간 ‘평생’의 습관을 만들면 이 글의 내용과 나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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