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목소리' 오다겸 리포터 "힘닿는 데까지 제주도를 알리고 싶어요"
'제주의 목소리' 오다겸 리포터 "힘닿는 데까지 제주도를 알리고 싶어요"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5.02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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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언어인 '제주어' 잊지 말고 자주 사용해야
오다겸 리포터 / 본인 제공
오다겸 리포터/본인 제공

오다겸 리포터가 방송인이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끼가 넘쳤던 그는 6살 때 언니, 오빠가 들려주는 동화를 전부 외워 자신만의 표현방식으로 동화 구연을 즐겨했다. 또, 가수 장미화 씨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췄던 것, 도내 웅변대회에 참가했던 것, 동네 친구들을 앉혀 놓고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 놓았던 일들은 잠재돼 있던 방송인으로서의 남다른 끼였다.

현재 오다겸 리포터는 방송과 더불어 행사, 강의를 종횡무진 넘나들고 있지만, 그가 리포터까지 되기는 험난한 여정이 뒤따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판소리를 배웠지만, 진정한 자신의 목표는 방송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 방송연예과로 진학했다. 이후, 1993년 포항KBS 라디오 통신원을 시작으로 리포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하지만 2005년까지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한창 힘든 시절을 겪고 있었을 때 kctv제주방송에서 '삼춘 어디감수과'라는 제주어 특화 프로그램을 진행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완전히 리얼 버라이어티로 진행되며, 마을 또는 길을 걸으며 만나는 어르신들과 함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담는 휴먼다큐였죠"라며 그때를 회상했다.
 
이어 "그 당시 제주어는 완전히 잊힐 위기에 처해있었어요. 심지어 어르신 외에 제주 주민들까지도 멸시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 진행을 더더욱 맡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결심이 서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처음 방송될 때만 해도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촌스럽게 제주어로 방송을 한다", "어르신들을 가지고 논다", "방송인이 어떻게 제주 사투리를 쓸 수 있느냐" 등의 부정적인 말이 대다수였다. 프로그램에 대해 비난의 소리를 들으며 위축될 법도 했지만 오 리포터는 처음의 신념을 잊지 않고 꿋꿋이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자 방송을 시작한지 3개월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사뭇 달라졌다. 사람들은 잊고 있었던 제주어를 다시 들으며 추억에 잠기고, 제주어를 자주 사용해야겠다는 인식이 확산 됐다. 이에 '삼춘 어디감수과'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최고의 프로그램, 최고의 리포터라는 수식을 받았다. 더불어 그 당시 도지사였던 김태환 도지사에게 표창패를 수여받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행사 섭외 1순위를 달리고 있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어떤 행사를 가던지 자신의 방식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오 리포터는 본인의 강점을 극대화해 제주 방송에서 벗어나 더 넓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리포터는 "무대에서는 항상 활기차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저만의 철학이 있어요. 진행은 물론이고, 가요와 민요도 잘하기 때문에 행사장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장악하는 게 저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방송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앙 방송무대로 나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제주방송을 하지 않으면 아직 뒤를 이을 후배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은 아직 제주어를 많이 낯설어하기 때문이죠. 또 저는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더 빛을 발하는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베테랑 방송인 오다겸 리포터도 사건사고들은 있었다. 장염으로 몸을 가눌 수 없었던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발목을 삐게 되었다. 촬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에 그는 발목에 깁스를 한 채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엄마로서의 역할과 리포터로서의 역할이 갈등 상황에 놓여 졌던 순간이다.
 
그는 "2006년쯤 서울MBC에서 진행하는 ‘말달리자’라는 프로그램에 제주방언능력자로 1년간 출연했어요. 촬영 당일은 오전 7시에 비행기를 타야 했죠. 여느 때처럼 방송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중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딸아이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어요. 구토와 발열증세에 심지어 탈진증세까지 왔었던 딸을 병원에 데려갈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당장 녹화를 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날은 정말 암담한 아침이었어요. 아직 어린 딸은 혼자서 병원을 잘 다녀왔지만 그날은 아직까지 잊지 못하는 가슴 아픈 하루였어요"라고 회상했다.
 
오다겸 리포터는 자신의 소명의식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힘든 결정을 이어가야 했다. 아울러 그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주를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오 리포터는 "적어도 'KBS 6시 내고향'에서는 제가 최선을 다해 제주 소식을 전국에 전해 주고 싶어요. 또, 현재 제주어, 제주문화 강사로도 활동 중이기에,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도 힘닿는 데까지 제주도를 소개 하고 싶어요. 이렇게 제주어가 사람들에게 잊혀 지지 않고, 제주도가 지금처럼 소중하고 우리가 지켜야 할 대상으로 느낄 수 있게 꾸준히 노력할 거예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주어는 15세기 중세국어를 아직 사용하고 있어요. 즉, 한국어에서도 '독립어'에 속하는 언어이고,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제주어를 표준어로 사용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주어를 몇 마디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요즘, 여러 신조어들이 만연하게 쓰이고 방송에서도 이런 신조어의 의미를 알려주며 사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 고유 언어인 제주어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라며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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