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입사 2시간 만에 행방불명이다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입사 2시간 만에 행방불명이다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5.0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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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와 책은 왜 읽을까? -

에피소드 #1
딸이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백화점에 입사하여 식품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4년이 지났지만, 처음 그 회사의 인턴으로 들어가서 정식직원으로 가는 3~4개월동안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 “아이쿠, 이 힘든 부서를 왜 왔느냐?” 
- “와서 잘 버틸 수 있겠느냐?” 
- “지금이라도 다른 부서를 찾아라”
- “차라리 식품제조 회사를 찾아가라. 우리 유통회사의 식품담당은 비전이 없다”

‘우리 부서 힘드니까 오지 마세요’라는 말이다. 주변에서 수근거리며 혹은 대놓고 하더라는 것이다. 정말 기가 차는 일이다.
식품매장이 대체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것은 알고 지원을 했다. 아니, 모르고 지원했다고 치자. 회사 일이 힘든다고 해봤자 얼마나 힘들겠느냐?

다행히 잘 버텼다. 근무시간이 약간 불규칙적이고 진상(?) 고객도 많이 상대하지만 오히려 교훈으로 삼으며 집에 오면 재잘거리기도 한다. 오히려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받은 월급 꼬박꼬박 모아서 문화활동, 해외여행 등으로 즐기며 직장생활 해내는 모습이 대견하다.

에피소드 #2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뚜렷이 남아 있는 사건이 있다. 중소기업에서 ‘상무’직함으로 경영을 총괄할 때 일이다. 한 직원이 관두겠다는 의사 표명이 있어, 대체 신입사원을 어렵게 뽑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좋은 신입사원 한 명을 채용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입사 첫날 출근과 동시에 전임자와 인수인계 중에 급하게 보고가 왔다. 2시간이  지날 쯤에 신입직원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후 일주일이나 찾을 수 없었고 연락도 끊겼다. 짐작으로는 업무 인계하던 직원이 겁(?)을 많이 준 것으로 보였다. 인계를 하는 퇴직자가 힘들었다고 해야 관두고 나가는 명분도 되리라 짐작은 된다. 실제로도 어려웠으니 사직서도 냈을 것이다. 
이런 낭패를 당했지만 본인은 그날 부로 관뒀고, 다음 담당자를 구하는 1달여 동안 다른 직원들이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공부는 왜 할까? 책은 왜 읽고?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이런 상황은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상황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이자 선배들이 자기 경험만으로 후배 신입사원에게 일도 시작하기 전에 공포감을 주는 회사 문화는 더 큰 문제다. 물론, 그렇다고 자리를 떠나는 당사자는 더 문제다. 요즘 신입사원의 높은 퇴직률은 모든 회사의 관심사다.

인사부도 각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난이도(難易度)도 대체적으로 파악을 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을 누군가 무난히 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 단연코 눈길이 간다. 그 이후부터는 할 수 있다면 다양한 기회를 주고 귀하게 쓰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는 것이다. 인사고과를 잘 받고 진급 잘 하고 싶으면 그런 일도 마다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기본 이치이지 않겠는가?

당사자는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별 것도 아닌 일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자 누군가는 해 왔던 일이다. 쉬우면서도 돈 많이 주고 진급 잘 하는 부서만 찾으면 설 땅이 없어진다. 그런데 이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되는 시점은 10년,15년이 지난 시점이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벌써 주변에서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낙인 찍혀 있다. 본인만 모른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그런 사람일수록 어려운 일 척척해 내는 부하직원을 찾는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이 하나가 있다. 학교에서, 책에서, 인터넷에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심지어는 동화 속에서도 ‘성공하려면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내하고 그것을 견뎌야만 된다’고 배웠다. 한때 통섭(統攝)의 원리에서도 많은 교훈을 배웠다. 자연의 이치, 동물.식물의 세계에서 배우는 인생의 교훈 말이다. 
그런데, 배운대로 하질 않는다. 나만은 그 부류에서 빠지기를 원한다.

- 동토(凍土)를 뚫고 나온 봄나물이 맛있다.
- 험하고 거친 땅에서 사는 것들이 육질이 좋고 맛있다. 
- 한반도는 사시사철이 뚜렷하고 기온차가 크기에 모든 물산(物産)이 맛있다. 
- 더위와 추위의 간극이 크면 나무의 나이테가 뚜렷하다. 그래야 크게 자란다.
- 물산이 풍부했던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다 스러졌다. 오히려 생존이 힘든 척박한      지역에서 문명의 꽃은 피웠다.

모두가 성공하고 성장하려면 한결같이 고통을 감내하라고 한다. 오히려 찾아서 하라고도 한다. 오죽했으면 우리 속담에도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 않는가? 
영어에 ‘HOT SEAT’라는 말이 있다. 각광받고 추앙받는 자리라는 뜻이다. 그 말의 다른 뜻으로는 ‘뜨거워서 누구나 피하는 자리’라는 뜻도 있다. 
배운 대로 하자. 책 대로 하자. 힘든 일일수록 즐기는 노력을 하자.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다행이다. 딸내미가 부쩍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 처음에 힘들었던 업무와 여건에서 버텨낸 것이 큰 힘이 되는 듯하다. 이런 저런 포상도 받아온다. 뭔가를 제안하면 회사가 금방 인정을 해 준다고 하며 자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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