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보다 '랩'하는 '요즘 아이들'…만화영화 주제가부터 문화센터 강좌까지
노래보다 '랩'하는 '요즘 아이들'…만화영화 주제가부터 문화센터 강좌까지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5.0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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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내용도 '반복되는 가사'로 학습효과 톡톡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 6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A씨는 아들이 부르는 노래들 듣고 깜짝 놀랐다. 아이는 익히 알고 있는 동요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리듬을 타며 랩을 부르고 있었다. A씨는 아이에게 "이 노래는 어디서 배웠니"라며 질문하니 "유치원에서 배웠어요. 친구들도 많이 불러요"라고 대답했다.  

# "요새 아이들은 십중팔구 만화영화 주제가에서 랩을 접해요"라며 5살 아들을 키우는 B씨가 대답했다. 만화영화 '헬로카봇'의 ost 첫 부분이 랩으로 시작하며 시즌별로 랩이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만화영화를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은 랩을 따라 부를 수밖에 없다며 덧붙였다.
 
# 현재 어린이집 선생님으로 일하는 C씨는 "확실히 아이들 사이에서 랩이 유행하는 것 같다.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랩이 들어가는 '헬로카봇'과 '다이노'노래를 부르고 다닌다"며 "아이들 사이에서 랩이 유행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랩(Rap)'은 더 이상 학생들과 성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른들이 '고등래퍼'와 '쇼미더머니' 등 래퍼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에 빠져있는 사이 영유아 어린이들은 '랩 동요'에 푹 빠졌다.
 
실제로 유튜브에 '랩 동요'를 검색하니 다양한 주제의 랩 동요들이 나왔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공룡 이야기를 담은 '다이노파워'는 조회수 30만회를 기록했다. 또, '헬로카봇' 오프닝 랩 모음 영상은 조회수 230만회를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랩 동요는 아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속도와 가사로 구성됐다. 또 교육과 관련된 가사 내용들을 반복적으로 넣어 영유아 아이들이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아이노래'에서 제작한 '미세먼지'라는 곡에는 미세먼지의 위험성과 예방법 등이 노래 가사에 들어 있다. 또 반복되는 가사로 아이들의 흥미 유발과 더불어 기억 속에도 오래 남아 학습효과도 따른다. 이에 아이들과 육아교육자들 사이에서는 '랩 동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보드게임을 만드는 이미옥 스토리메이커 대표도 스토리메이커 동요에 '랩'을 첨가했다.
 
이미옥 대표는 "아이들은 다양한 비트를 좋아한다. 랩은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아이들은 동요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랩에 넣을 수 있다. 보드게임 동요 '우주강아지 숑' 같은 경우에도 앞부분과 중간에 랩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랩 부분이 나오면 아이들이 춤도 흥겹게 추고 랩도 따라 한다. 또, 교육성을 띠는 주제는 딱딱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랩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가볍고 즐겁게 알려줄 수 있어 효과적인 것 같다"며 대답했다.
 
이미 가수 뮤지는 최승호 시인과 함께 2015년에 '랩 동요집'을 냈다. 정오 음악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 '랩랩랩'은 최승호 시인의 동시에 뮤지 작곡의 랩을 더해 교육적 효과를 노린 새로운 형식의 동요집이다. '랩 동요집'은 현재까지도 평점 10점 만점 중 9.6을 기록하며 아이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최 시인은 '랩 동요집' 작업에 대해 "랩을 위한 동시는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과 자유로운 상상력, 그리고 새로운 음악적 감각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쓰게 됐다. 순수한 작업의 결과가 즐거운 선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라며 말하기도 했다.
 
동요전문교육 업체 '아이노래'에서도 꾸준히 '랩 동요'를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김윤경 아이노래 대표는 "우리는 다른 나라처럼 힙합의 역사가 길지는 않다. 많은 콘텐츠들이 어른들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들을 흉내 낼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만의 콘텐츠가 필요했다. 아이들의 동요는 고학년만 돼도 재미가 없다. 동요를 글로벌 콘텐츠로 만들 수 있도록 재구성하게 됐다"며 설명했다.
 
아이들의 반응에 힘입어 문화센터에서도 '랩 강좌'를 오픈하는 등 영유아 고객 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 김포한강점에서는 이번 학기 이색강좌로 리듬감발달을 위한 'DJ래피의 힙합 교실, 엄마와 함께 랩 교실'을 개설했다.
 
이번 강좌는 5~9세 자녀와 함께 랩, 힙합을 따라 부르며 랩을 통해 글짓기, 표현력, 발성, 리듬감, 자신감 향상 등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한다. 강의는 2000년 M.net 프리스타일 랩 배틀대회 우승자이자 유아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다이노 파워'를 부른 DJ래피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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