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용보증기금, 광고예산으로 여론 좌지우지?
[단독] 신용보증기금, 광고예산으로 여론 좌지우지?
  • 박철중 기자
  • 승인 2019.04.2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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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효과 낮은 매체는 '부정기사 예방' 위해 최소한 광고 운용”
신용보증기금 본사 / 연합뉴스
신용보증기금 본사 / 연합뉴스

중소기업의 채무를 보증해주는 정부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언론과 여론은 돈으로 길들여야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연간 광고계획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나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29일 본보가 입수한 신용보증기금의 ‘2019년도 연간 광고계획 수립’ 문건을 보면 ‘광고효과가 낮은 언론매체에는 부정기사 예방을 위해 최소한으로 광고 운용’이란 내용과 함께 ‘군소매체는 부정기사 예방을 위해 필요한 수준으로 집행규모 최소화하고, 여유예산 확보를 통해 신보의 뉴비전 수립에 따른 세부추진 사업 홍보 극대화’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외에 ‘적정수준의 예비비 확보를 통한 돌발 상황 대처’라는 제목 아래 ‘2000만 원 내외의 예비예산 확보를 통해 부정기사, 중요 언론기관 요청사항 발생 등 돌발 상황 발생에 유연하게 대처’라는 내용도 게재됐다.

또한, ‘(학회 등 지면 광고) 학회 등 유관단체와의 우호적 여론 형성 및 신보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학회지 등에 지면 광고 실시’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때문에 신용보증기금이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부정기사 예방을 위해 광고예산을 운용했다는 것에 대해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을 통해 비판과 견제를 받아야 할 공기업이 광고비를 활용해 언론사를 관리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학회 등 유관단체와의 우호적 여론 형성 및 신보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학회지 등에 지면 광고 실시’라는 내용의 경우 더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광고 예산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학회나 유관 단체들에는 신용보증기금과 연관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이들의 주장이 왜곡될 경우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어려워진다.

신용보증기금의 '2019년도 연간 광고계획 수립' 문건이 지난 4월 18일 '공개'(위)였던 것과 달리,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비공개'로 전환된 모습 / 정보공개포털 캡쳐
신용보증기금의 '2019년도 연간 광고계획 수립' 문건이 지난 4월 18일 '공개'(위)였던 것과 달리,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비공개'로 전환된 모습 / 정보공개포털 캡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할 공기업이 고속도로 광고를 비롯한 각종 옥외 광고들을 영남권 중심으로만 홍보한 것으로 확인돼, 반쪽짜리 공기업이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건에 따르면 고속도로 야립(野立) 광고의 경우 경부고속도로 칠곡과 금호 구간 상․하행 양면에만 설치하면서 3억원에 가까운 광고비가 집행된 반면, 호남과 서해안에는 단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옥외전광판 광고의 경우도 서울과 대구 두 곳 뿐이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원칙론적으로 봤을 때, 우호적인 기사를 만들기 위해서 광고 홍보비를 집행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특히, 우호적인 기사를 위해 광고를 집행해야한다는 말이 글로 표현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공서 등 기관이 언론을 지원할 사안이 있으면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며 “광고 홍보비를 가지고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서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용보증기금 측은 언론을 관리하거나 여론을 조작할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언론사에도 광고가 집행돼야 한다는 것을 신용보증기금 상층부에 설득하기 위해 만든 서류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는 “기관이 위치한 대구를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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