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인사부장이 뭘 알어?”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 “인사부장이 뭘 알어?”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4.26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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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부도 모르는 오너, CEO의 고민을 읽어라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최근에 필자가 일했던 전 직장에서 후배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본다. 대개가 4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의 나이다. 사회 첫 직장 입사시점에 그들을 담당하는 인사업무를 했던 터라 헤어진지 20년이 지났지만 안타까움으로 쳐다보게 된다.

더 아련한 것은 아직도 자녀들 교육문제, 본인의 노후문제 등이 첩첩산중인 것이 보인다. 그래서 새로운 직장을 찾는 데 뭔가 도움을 주고 싶어 물어보면 ‘인터넷을 보고 취업 포털사이트를 봐도 자기한테 맞는 일이 없더라’는 울림만 돌아온다. 특히 '40대, 50대는 안 뽑더라'는 것도 늘 나오는 소리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연결고리가 된다면 찾아 같이 의논해 보자고 해도 묵묵부답이다. 내가 신뢰가 안 되어서일까? 아니면 그들의 고정관념의 벽이 너무 두터워서일까?

잠시 화제를 돌려본다. 지난 10여년에 대학 강단에서 취업준비라는 과목을 가르칠 때의 일이다. 매주 월요일 아침 3시간씩 한 학기 수업을 하는데, 다른 일로 해외출장이 불가피했었다. 그래서 금융계통의 인사업무 전문가 출신으로 당시 금융자회사의 부사장인 선배에게 특강을 부탁했더니 선약(先約)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형님! 그러면 대신 인사부장이 와서 강의 해 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말했더니 전화기 속에서 큰 소리로 “인사부장이 뭘 알어?”라는 것이다. 갑자기 머리가 띵해졌다. 그러면서 갑자기 스쳐지나는 생각으로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나한테 질책하는 소리같이도 들렸다.

일반인들은 대기업의 인사부장이면 ‘사람’에 관해 모든 것을 알만 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학생들에게 뭘 가르치겠느냐는 것이기도 했다. 특히 대기업에서 인사부장은 온실 속의 화초라는 의미도 있었다. 대개가 정해진 틀과 제도 속에서 습관적으로 일하며, 의지를 가지고 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직원 채용분야도 공채로 이루어지는 일만 처리한 것이 다반사라 고민이 적다는 말이었다.

더구나 인사업무 외 회사의 수많은 분야의 일들을 다 헤아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장급이 되면 오히려 ‘인사업무’만 해왔던 사람은 적합하지가 않더라는 말도 되는 것이다. 그 선배가 인사부장에게 일을 시켜보니 그랬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필자조차도 인사부장들이 제출한 이력서조차 온전한 것을 본적이 없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중소기업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일할 때 많은 경력직 지원자를 면접하고, 강의에 종사한 후에는 강사로 소개하기 위해 이력서를 요구하면 대개가 함량 미달이었다.

이제 경력직 재취업에 관한 것을 말하려고 한다. 필자가 인사담당으로, 전문경영인으로 일하면서 재취업 지원자들의 아쉬웠던 측면을 말하고자 한다.

대·중소기업 등 규모에 상관없이 적어도 부장급 이상, 임원급을 채용하려 할 때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채용공고에 나타낸 것 이상으로 가급적 많은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심지어 중소기업의 경우는 사장의 분신이 되길 바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실무를 하는 인사담당직원들이 인터넷이나 모집 공고문은 늘 하던대로 평이한 경우가 많다. 인사부장도 잘 모른다는 말이 여기서도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대기업은 경력직에 대한 전문성은 현업부서에서 면접을 보고 인사부는 단순한 행정업무에만 그치는 경우도 자주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경력직 재취업 지원자는 공고된 직무를 넘어 또다른 역할을 기대하는 것에 촉(觸)을 세우면 남다르게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또다른 역할을 간파하면 더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글자로만 나타내는 내 경력 이상의 크고 작은 경험을 살리면 좋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세일즈하는 마케팅 차원의 접근'을 하라는 것이다.

표기된 직무 외 숨은 경험을 찾는 예를 들면
- ‘영업담당임원’을 채용한다고 하지만, ‘수출업무 경험’이 있으면 더욱 좋은 경우. 시장 확대를 위해 수출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려는 생각이 있었다.

- ‘경리회계임원’을 채용한다고 하지만, ‘자금업무나 회사 IPO경험’이 있으면 더 좋은 경우. 회사 공개를 하려고 하는 생각이 있던 터였다. 

- ‘생산담당임원’을 채용한다고 하지만, ‘아시아지역의 근로자에 대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면 더 좋은 경우. 채산성에 한계가 있어 해외근로자의 채용을 염두에 두고 있던 터였던 것이다.

- 일반적인 경우도 거래처의 종류에 따라, 새롭게 하고자 하는 사업에 따라,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하여 다양한 역할을 필요로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도 중소기업에서 경영전반을 본다고 입사는 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분야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광범위하였다. 그래서 당시 임원급이나 부장급을 뽑을 때 눈에 드러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으면 소중하게 면접을 보아 왔다.

직장생활에서 의도적이었든 불가피했든 다양한 업무 경험은 다음 직장으로 이어지는 큰 징검다리가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대에게 내밀어 보아라. 구체적인 필요를 탐문하고 이유를 헤아려 보여주면 큰 효력을 가질 것이다. 

인사업무 만큼은 인사부장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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