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대상 정부지원 확대 돼야
[기자수첩]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대상 정부지원 확대 돼야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4.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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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보면 예전에 비해 외국어를 구사하는 이주여성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필리핀, 캄보디아, 중국 등 아시아 출신 여성들은 물론 유럽, 중남미 출신의 이주여성들도 가끔 눈에 띈다. 

국내 이주여성 수는 2017년 11월 기준 26만4000명을 넘어섰다. 한국으로 이주해 행복하게 정착해서 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도 다수 있다. 22일 여성가족부(여가부)에 따르면 가정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주여성 중 36.1%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다누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가정폭력을 상담하는 전화가 한 달 기준으로 약 1만2000건이나 걸려온다고 한다. 또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간한 '2018년 가정폭력행위자 상담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행위자의 79%가 남성이고 나머지 21%가 여성이었다.

피해자에게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때리겠다고 위협한 경우 등 경미한 폭력이 86.7%로 가장 많았지만, 그 외에 세게 때리거나 목을 조르거나 흉기로 위협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들은 드러난 숫자에 불과한 것일 뿐, 드러나지 않은 가정폭력도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가정 폭력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가 알리기를 주저하기 때문이다.

언어나 문화가 다른 이주여성은 가정폭력에 대해 상담하거나 신고하기가 더 어렵다. 특히,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서 오로지 남편과 가족에게 의지하고 있는 여성은 더욱 그러하다. 신고한 후의 뒷감당을 걱정해 이를 참고 지내다가 더 큰 대형 사고로 발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가부가 폭력 피해 이주여성의 한국 사회 정착과 인권 보호를 위해 '폭력 피해 이주여성 상담소'를 전국에 세 곳 지정했다. 바로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인천여성의 전화, 충북 이주여성인권센터다. 이렇게 피해자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선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금까지 폭력 피해를 겪는 이주여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부족했다. 정부 정책은 이주 여성에 대해 한국 사회에 동화에 집중됐다. 

이제는 정부가 피해여성에 대하여 모국어 통역을 포함한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 의료와 법률 지원도 해야 한다. 상담소에 대한 홍보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도움 자체를 알지 못하는 여성도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도 복지를 제공하기 벅찬데 이주여성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멀리 보면 남을 돕는 일은 결국 자신을 돕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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