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정보에 초점 맞춘 성범죄 명칭, 가해자 이름으로 명명해야"
"피해자 정보에 초점 맞춘 성범죄 명칭, 가해자 이름으로 명명해야"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2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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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중심의 사건 조명··· '2차 가해' 우려
성범죄 사건 2차가해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성범죄 사건 2차 가해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씨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중점을 두면서 발생하는 성범죄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장자연 사건’, ‘심석희 성폭행’, ‘서지현 검사 성추행’ 등 성범죄 사건 명칭이 피해자를 명명하고 있다. 이에 피해자 정보 캐기에 몰두하는 언론보도까지 있어 2차 가해 발생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다.

21일 여성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고 장자연 이후 10년, 장자연 특별법 제정과 성폭법 개정의 필요성’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선 참가자들이 장자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여성단체들은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성범죄 명칭 및 피해자의 정보를 노출시키는 언론보도 사례를 언급하며 규탄했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성폭력 사건은 원칙적으로 가해자 이름으로 노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고 장자연 사건뿐만 아니라 현재 성범죄 명칭이 피해자 중심인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를 특정해서 명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정보에 중점을 두는 언론보도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의 진술과 사건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성범죄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의 2차 가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성범죄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내용을 보도한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보도채널 프로그램 7건에 대한 심의 제재를 결정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피해자로 지목된 여성 연예인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노출한 채널A ‘뉴스 A’에 대해 최종 제재수위를 논의하기로 했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성범죄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여성 연예인들의 사진과 실명을 공개한 것은 2차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우리는 피해자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습니다’라는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직접 2차 가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승수 위원장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를 주목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이 피해자의 정보를 묻는 것이 아닌 가해 행위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도 내부 보도 기준을 마련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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