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이지 않은 정치? 어른들부터 '정치의 상식' 공부해야"
"상식적이지 않은 정치? 어른들부터 '정치의 상식' 공부해야"
  • 박철중 기자
  • 승인 2019.04.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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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기 작가, 기본개념 몰라 소모적 논쟁 너무 많아
책 '이정도는 알아야 할 정치의 상식'의 저자 신동기 박사가 강연하는 모습/작가 제공
책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정치의 상식'의 저자 신동기 박사가 강연하는 모습/작가 제공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이다. 작가 신동기 박사가 최근 펴낸 ‘내 생애 첫 정치학개론, 이 정도는 알아야할 정치의 상식’에서 자신의 서문보다 앞서 소개한 문장이다.

신 박사는 ‘국민은 일류, 정치는 삼류, 기업은 이류’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는 삼류라는 것에는 쉽게 동의하지만, 국민이 일류라는 말에서는, 적어도 정치인을 선택하는 우리국민의 수준은 정치의 삼류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책을 쓰게 된 직간접적 계기도 정치를 대하는 국민들의 이율배반적인 행동들로 너무 많은 사회적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정치 얘기를 하다보면 너무 화가 났다. 기본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만들어진 과정이라도 공유 됐으면 발생하지 않을 소모적 논쟁이 너무 많다. 입도 아팠다. 그래서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계기도 있었다. 고용노동부와 대학원 동문회의 강연 요청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프랑스대혁명 발생의 이유에 대해 특강을 했는데, 당시에는 ‘맞다’고 동의하고 공감하던 사람들이 오늘날 태극기부대 집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걸 보고 ‘말짱 도루묵이구나’ 생각했다. 차분하게 검토할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고 맘먹고 5년간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집필을 시작해서 1년 반 만에 완성했다.”

신 박사의 전공은 경영학이다. 여기에 인문학을 융합시킨 글쓰기와 강연은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일관된 주제는 인간의 이성이다. 작가는 우리 사회가 너무 감성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책 전반에 흐르고 있는 ‘상식적이지 않다’는 말은 국민 전체에 던지는 고언(苦言)이다. 상식이 쌓이고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사회로 바뀌면, 좀 더 사회전체의 행복이 올라갈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정치를 이야기할 때, 정치를 담당하는 쪽(정치인)을 비난할 것이 못된다. 토크빌의 말처럼 근본 원인은 우리가 그 사람들을 뽑았다는 거다.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지지한다. 부자를 뽑아놓으니 부자를 위한 정치를 한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70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그렇다. 앞뒤가 안 맞다. 우리나라는 계급정당도 아니고 지역정당이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 TV에 출연해 인기 있으면 국회의원이 된다. 아주 몰상식의 정치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미지는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이 뽑힌다. 더 이상 감성적인 차원의 이미지, 인상, 지역적 편견을 보고 뽑을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행적을 보고 뽑아야한다. 그것이 사실인거다.”

작가 신동기 박사가 영국 런던교외 하이게이트 묘지에서 사회진화론자 H. 스펜서와 공산주의 창시자 K. 마르크스 묘비 사이에 서 있는 모습/작가 제공
작가 신동기 박사가 영국 런던교외 하이게이트 묘지에서 사회진화론자 H. 스펜서와 공산주의 창시자 K. 마르크스 묘지 사이에 서 있는 모습/작가 제공

상식의 부재로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않은 결과가 지금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작가는 지적했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학문제를 풀기 위해 개념을 이해해야 하듯 정치의 개념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그의 주장이다.

“민주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왕정, 자유, 평등은 수학의 정수, 자연수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똑같다. 최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정부를 좌파정부, 사회주의 정부라고 했다. 그런데 정작 한유총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이것 자체가 사회주의적인 내용이다. 자율적 시장에 두지않고 국가에서 보조를 하기 때문이다. 한유총 뿐만이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업을 잘해보겠다고 하는데, 정부가 자꾸 간섭한다고 불만이다. 그런데 정작 사업이 잘 안되면 ‘정부는 뭐하고 있냐. 정책자금을 풀던지’하면서 불만이다. 뭐냐하면 기업들이 사회주의, 좌파정부를 빨리하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후예들이 말이다. 다시 말하면 현 상황에서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구분하는 것이 논센스인데, 자기 편의주의적으로 멋대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개념과 메커니즘을 알고 사건을 다룬다면 논리와 사실에 입각해서 기사를 쓸 것이다.”

신 박사는 자연과학이 단계적 혁명을 통해 진화하듯이 정치도 단계적으로 진화한다고 정의했다. 작가가 처음으로 제시한 이른바 ‘정치진화의 3단계’ 정치혁명의 구조는 버전 1.0에서 버전 3.0까지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단계들은 그 시기별로 일어난 커다란 계기(사건)가 있고, 대립되는 구조, 주제, 철학, 가치 등이 존재한다.

“정치진화를 3단계로 제시했다.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상황들을 잣대에 대보면 우리 정치가 어느 단계인지 알 수 있다. 버전 1.0은 프랑스대혁명이 계기가 됐고, 1946년 프랑스 여성의 참정권이 도입되면서 종료됐다. 이시기에는 왕정과 민주정이 대립하는 구조를 나타냈다. 대립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고, ‘자유’가 핵심가치로 여겨졌다. 버전 2.0은 1848년 공산주의당 선언이 계기가 됐고,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종료됐다. 이시기에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되는 구조를 나타냈다. 대립의 중심에는 ‘계급’이 있었고, ‘평등’이 핵심가치로 여겨졌다. 버전 3.0은 1960년대 해체주의의 등장이 계기가 됐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대립구조는 보편성과 개별성이고, 대립의 중심에는 ‘사안별’로 나타난다. 배경철학은 앞선 버전들이 각가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였다면 버전 3.0은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핵심가치는 ‘박애’이다.”

신 박사는 우리나라 정치진화의 단계는 “정치역사 차원에서 고대와 중세, 현대가 혼재 되어 있다”고 말했다. 상위단계로의 이동은 “남북통일 이후에나 가능하고, 민주의식이 ‘체득화’되고, 감성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을 할 때 변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신 작가는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당신보다 더 멍청하고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경고한 플라톤의 말을 언급하며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사람들을 지목했다.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 청와대 분들 등 정치인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읽고 나서 (자신들이) 얼마나 상식적인 정치를 하는지 비춰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민주주의 시민이 되고자하는 대학생들과 성인들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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