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성농업인 10명 중 8명 '지위 낮다' 인식?
[기자수첩] 여성농업인 10명 중 8명 '지위 낮다' 인식?
  • 양혜원 기자
  • 승인 2019.04.20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농장에서 여성 농업인들이 미나리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농장에서 여성 농업인들이 미나리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업 분야에서 아직도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가 미비한 상황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가뜩이나 도시화와 현대화로 농업 인구가 줄어드는 마당에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8년 여성 농업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농업인에 대해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이 남성 농업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1년간 3개월 이상 농업에 종사한 만 18세 이상 여성 농업인을 대상으로 전국 농가 108만여 가구 가운데 일반 여성 농업인 1534명, 귀농 여성 농업인 267명, 농촌 지역 다문화 여성 248명을 대상으로 했다.

특히 여성 농업인에 대해 남성과 지위를 비교했을 때, 남성보다 낮거나 여전히 남성보다 낮다는 응답이 81.1%나 나왔다. 다시 말해 10명 중 8명 이상이 여성 농업인의 지위가 다소 낮게 여겨지는 것으로 느낀다고 대답한 것이다.

게다가 여성 농업인은 스스로도 자신의 지위에 대해 낮게 인식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공동 경영주'나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은 38.4%밖에 되지 않았다.

사실 현대화된 농업 기술로 인해 예전보다 일손이 덜 필요로 되는 데다가 비용 절감으로 기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농업인들이 살아남기는 갈수록 어렵다. 싼값으로 들여오는 외국의 농작물을 소비하는 것도 일상화되어 국내적으로도 경쟁해야 하고, 국제적으로도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정부는 여성 농업인 정책 수요에 부응하고자 여성 농업인 전담팀 신설을 상반기 중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순히 전담팀을 만들어서 보여주기 식 행정에 그친다면 진정한 도움을 바라는 여성 농업인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제 어려운 농촌 경제도 살리고 여성 농업인을 살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 실질적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해 여성 농업인에게 묻고 답을 들어야 한다.

사실 지원 중에 가장 필요로 되는 것은 돈과 인력이다. 여성 농업인을 위한 행복카드(바우처) 지급과 같은 금전적 부분에서의 지원이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 사용할 수 있는 범위와 용도를 넓히는 것도 여성 농업인의 복지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여성 농업인을 전담으로 맡는 공무원도 늘어야 한다. 상시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그 부분에 대해 해결할 수도 있고, 더 나은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 정부는 이제 단순한 지원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말로만 여성 농업인의 행복을 위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진정으로 필요한 정책을 적시에 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