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경력단절 등 성차별 문화 여전해···일하는 여성 연대 구축해야"
"유리천장·경력단절 등 성차별 문화 여전해···일하는 여성 연대 구축해야"
  • 윤아름 기자
  • 승인 2019.04.17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하는 2030 여성' 위한 커뮤니티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 인터뷰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여성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필요해…일하는 여성들의 연대 만들 것”

‘밀레니얼 세대’,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현재 2030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2030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 ‘빌라선샤인’은 여성들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고, 여성 간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온·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빌라선샤인은 청약 준비 방법, 공구함 사용법, 연말정산 등 여성들이 고민하는 일과 생활 속 주제에 대해 알리고, 토의의 장을 제공한다.

1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는 “빌라선샤인은 여성들이 서로에게 빛을 비춰주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여성들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여성들이 일터에서 만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를 만나게 해주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2030대 일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빌라선샤인에서는 일을 할 때 필요한 ‘워크’, 생활 속에서 필요한 ‘라이프’ 콘텐츠를 각각 제공한다.

홍진아 대표는 “주제는 주로 회원들의 건의를 통해 정할 계획”이라며 “워크는 데이터 분석, 마케팅 기획 등, 라이프는 공구함 사용해보기 등 다양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사들 또한 밀레니얼 세대 여성으로 모실 계획”이라며 “이 경우 20대 초반 여성들이 하는 고민을 먼저 했다던가, 이미 고민 없이 문제를 해결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등 추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두 번은 회원들이 모여 여성으로써 겪는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진다.

홍 대표는 “‘전문성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할까’, ‘왜 사회는 여성에게만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할까’ 등 밀레니엄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다룬다”며 “직장에서 겪는 고충을 토로하거나 의견을 나누는 등 회원들끼리 대화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빌라선샤인은 ‘여성들의 현재와 미래를 컨설팅할 곳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은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비혼주의자들도 늘어나는 등 과거와 다른 생애주기를 갖고 있다”며 “10년 뒤 이 여성들,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이 40~50대를 맞았을 때는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하지만 ‘유리천장’, ‘경력단절’ 등 기업 성차별 문화는 여전히 일하는 여성들을 일자리에서 내쫒고 있다”며 “여성들이 빌라선샤인을 통해 미래를 함께 준비하고, 여성 네트워크를 통해 일자리에서도 자신감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리천장’, ‘경력단절’ 등 기업 성차별 문화가 사라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여성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홍 대표는 “성차별 문화를 없애기 위해선 의사 결정권자에 여성의 비율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끌어주는 등 보이지 않는 여성 네트워크가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남성중심문화에 의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궤도로 돌려놓는 것”이라며 “인내하고, 뛰어난 여성만 ‘유리천장’을 깨고 성공하는 스토리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여성들 또한 ‘내가 잘되면 내 옆에 있는 여성도 잘 된다’, ‘내 옆에 여성이 잘 되면 나도 잘 된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며 “이 같은 긍정적인 여성 연대를 통해 성차별 문화를 조금씩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홍진아 ‘빌라선샤인’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그가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TV 프로그램에 나온 한 남성 개그맨의 말 한마디였다.

홍 대표는 “당시 모 남성 개그맨이 여성 패널에게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는 여자는 재수없다’는 말을 했었다”며 “이처럼 여성의 행동과 생각을 움츠러들게 하는 말이 TV에서 방영이 되고, 수많은 시청자들이 이를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글로벌 비영리 재단, 스타트업 등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이 방송을 계기로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홍 대표는 “가장 처음 했던 사업은 해당 개그맨의 발언을 모티브로 한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는 에코백을 판매했던 것”이라며 “이후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면서 일하는 여성들의 문제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그에게 ‘페미니즘’은 ‘나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이다.

홍 대표는 “페미니즘은 ‘욕심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싶다”며 “예전에는 ‘독하다’는 말을 들을까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을 감췄었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나다운 욕심, 나다운 야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욕망하는 여성을 ‘나댄다’고 욕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필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여성들은 보다 더 주도적으로 욕심내고, 욕망하고, 이를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