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판정 …헌법재판소 앞 찬·반 릴레이 기자회견 이어져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정 …헌법재판소 앞 찬·반 릴레이 기자회견 이어져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4.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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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지은 기자
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죄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결정은 지난 2012년 내려진 합헌 결정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그동안 찬성과 반대를 각각 주장했던 시민단체들 표정 또한 크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헌재가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림으로서 앞으로 낙태죄 규정은 즉각 폐지가 아닌, 법 개정 시한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현행법을 적용받게 된다.
 
이날 헌법재판관들은 9명 중 7명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중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린 재판관은 4명, 단순 위헌이라고 판단한 재판관은 3명으로, 합헌이라고 판단한 재판관 2명보다 압도적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2017년 2월, 낙태 혐의로 재판 받은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자기낙태죄)와 270조(동의낙태죄)가 위헌이라며 제기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날 헌재의 판정에 따라, 사건의 당사자인 A씨는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낙태죄폐지반대국민행동 단체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낙태죄 폐지 반대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지은 기자
낙태법 처벌 형법에 대해 합헌이냐 위헌이냐의 운명이 결정되던 이날 오전부터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여러 단체들의 릴레이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에서는 “태아의 생명을 죽이는 이런 의견이 과연 인권위원회의 공식 입장인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 낙태를 지지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주장은 거짓이다. 우리는 사랑과 책임으로 아이와 가정을 지켜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인권은 인권이 될 수 없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인권은 인권이 아니다. 이제 헌재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우리 모두 생명존중과 윤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슷한 시각 낙태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여성의 인권을 강조하며 맞불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신지혜 노동당 대표는 “오늘의 판결이 오기까지 수많은 여성들과 시민들의 행동이 있었다. 우리는 이제 7년 만에 낙태죄라는 것이 어떻게 문화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여성들에게 통제를 가하고 있는지 제대로 판결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반대쪽에 계신 분들의 의견을 들으니 참담하다. 어떻게 낙태죄가 여성과 태아를 모두 지킨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여성들은 눈물 속에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숨어서 받아야 했고 태아들은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보호, 육아, 지원정책을 받지 못했다”며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 45분경, 위헌 결정이 나오자 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여성 인권이 드디어 보장됐다. 헌재는 마땅한 결정을 내렸다”며 헌재 판단에 대한 의견문 발표와 함께 구호를 외쳤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태아도 생명의 주체이므로 생명권을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결과에 불복할 것”이라며 헌재의 결정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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