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 "아름다움의 기준? 나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 "아름다움의 기준? 나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10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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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사람만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편견에 도전하다
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 / 본인 제공

“예쁨의 기준이요? 예쁘다는 말에 기준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규정한 예쁨을 추구해야 할 필요도 없고요” 

치도(본명 박이슬)는 ‘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이다. 지난해 11월 ‘제1회 차별 없는 패션쇼’를 열어 날씬해야만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편견에 당당히 맞섰다. 

내추럴사이즈. 생소한 단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일상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치수를 의미한다. 프리사이즈와 빅사이즈의 중간 크기로 한국 기준으로는 66, 77사이즈다. 프리사이즈는 작고 빅사이즈는 큰 여성들이 고를 수 있는 사이즈를 말한다. 

치도는 “시중에 나오는 프리사이즈는 여성 평균 치수가 아니다”라며 “66,77사이즈가 많은데 이들을 위한 패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처음부터 내추럴사이즈 모델로 나선 것은 아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모델’을 꿈꿨다. 대학생 때는 1년간 휴학을 하며 모델이 되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기존 모델과 같은 몸매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다이어트 강박증에 시달리다가 먹은 음식을 전부 게워내며 식이장애를 앓기도 했다. 

치도는 “당시에는 모델이 되려면 무조건 날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체중감량에 파묻혀 육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모델이 되고 싶었던 건 맞지만 나를 갉아먹으면서 살고 싶진 않았다”며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다이어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치도는 다이어트를 그만두고도 모델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플러스사이즈(빅사이즈) 모델이 되려고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는 “플러스사이즈 모델이 되려고 했는데 살을 찌워오라고 했다”며 “어쨌든 모델이 되려면 살을 빼거나 찌우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모델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연히 내추럴사이즈를 알게 됐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시장이었다. 치도는 “해외에는 내추럴사이즈 모델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었다”며 “그래서 내가 첫 번째 내추럴사이즈 모델이 돼서 시장을 키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본인 제공

현재 치도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내추럴사이즈 홍보에 적극적이다. 그가 유튜브 채널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다. 다이어트를 하며 겪었던 고충, 다이어트를 그만둘 수 있었던 계기, 당당한 모습이 담긴 콘텐츠는 많은 여성의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치도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직접 알려준 것은 아니다”라며 “내가 겪었던 경험이 우리의 경험으로 확장된 것일 뿐”이라 말했다. 

또한, 패션쇼를 통해 다양한 사이즈의 모델이 런웨이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치도는 지난해 11월 ‘차별 없는 패션쇼’를 열어 모델에 대한 편견에 도전했다. 

그는 “일반적인 패션쇼를 보면 큰 키의 마른 체형의 모델만 무대에 선다”면서 “패션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건데 기준이 엄격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패션쇼를 통해 내추럴사이즈를 홍보하기도 했지만 사이즈 기준 없이 모두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치도는 매년 꾸준하게 패션쇼를 여는 것이 목표다. 자신의 패션쇼를 통해 내추럴사이즈 모델이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그는 “연례행사처럼 패션쇼를 열면 사이즈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기준이 사라질 것”이라며 “패션쇼를 통해 모델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두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다양한 패션 이야기를 하는 하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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