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남녀 공용화장실 실태…칸막이 구분이 최선? 두려움 여전해
[르포] 남녀 공용화장실 실태…칸막이 구분이 최선? 두려움 여전해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09 1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리 부실 심각한 수준…분리되지 않은 곳 많고 여성 안심벨 설치가 전부
이용 칸이 구분된 남녀 공용화장실/김연주 기자

"남녀 공용화장실 이용할 때마다 불편하고 무섭죠. 화장실 안에 있을 때 누군가 들어오면 이유 모를 긴장감도 생기고요” 

서울 강남구에 있는 A상가 남녀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려던 B(여성) 씨는 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거듭 확인했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 상가 밀집 구역에는 여전히 관리가 부실한 남녀 공용화장실이 방치돼 있었다. 지난 2016년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 안심벨 설치 등 다양한 범죄 방지 대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기자가 찾은 강남 상가 남녀 공용화장실은 완전 개방형이거나 남녀 이용칸을 구분한 수준이었고 관리가 부실했다. 음식점이 밀집된 상가에서 만난 C(여성) 씨도 남녀 공용화장실 이용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C씨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남녀 공용화장실을 분리한다는 기사를 접했다”면서도 “아직까지 분리되지 않은 곳도 많고 여성 안심벨 설치 정도가 전부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남 소재 상가 개방형 남녀 공용화장실에 여성안심벨이 설치돼 있다. /김연주 기자

지난해 8월 정부가 발표한 ‘2019년 예산안’에 따르면 22억6000만원을 민간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 분리 예산으로 편성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남녀 공용화장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초구는 남녀 공용화장실 분리 작업이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강남역 10번 출구 상가 밀집 구역에 위치한 10개 상가 화장실 가운데 2군데가 개방형 남녀 공용 화장실이었다. 

한편, 지난 2017년 현대카드는 본사 화장실을 ‘성중립 화장실’로 개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중립 화장실은 남성과 여성 및 성소수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보호자와 동행한 장애인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도 함께 쓸 수 있다. 

그러나 남녀 공용화장실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는 사회 분위기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크다. 

강남역 근처 남녀 공용화장실 상가 관리인 D(남성) 씨는 “다양성이 존중되는 화장실 취지는 좋다”면서도 “남성과 여성이 같은 화장실을 쓰는 것 자체가 불안한 현재 시점에서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