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회용 비닐봉투 '금지' 일주일…직원도 손님도 여전히 '헷갈려'
[르포]1회용 비닐봉투 '금지' 일주일…직원도 손님도 여전히 '헷갈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4.08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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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규제 기준으로 혼란 가중
계산대 앞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안내문구가 붙어 있다. / 이지은 기자

이달부터 규모 165㎡(약 50평) 이상의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비닐봉투 규제에 돌입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모호한 가이드라인에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비닐봉투 사용 제지를 위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유통업체에서는 1회용 비닐봉투 및 쇼핑백을 사용할 수 없으며 재사용 종량제봉투나 장바구니, 종이봉투 등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1회용 비닐봉투 사용 적발 시, 최고 300만원의 과태로가 부과된다. 
 
다만 포장 시 수분이 필수로 함유되거나 액체가 누수 될 수 있는 제품 등은 속비닐 사용이 가능하다. 육류와 생선, 과일, 채소 등의 경우 사용이 허용된다. 하지만 이미 1차 포장한 육류와 생선, 냉동식품 등의 경우에는 속비닐 사용이 불가하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3개월간 계도기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의 규제를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들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다.
 
8일 오후 방문한 용산의 한 대형마트는 규정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이었다. 계산대와 매대 앞에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라는 인쇄문구와 비닐봉투 규제 안내방송으로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하지만 모호한 비닐봉투 사용 기준으로 인해 마트 직원들도 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낱개로 판매 중인 파파야메론 / 이지은 기자
이날 한 손님은 행사상품으로 나온 파파야메론을 구매하기 위해 직원에 비닐봉투를 요구했지만 “따로 봉투를 드릴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수분이 함유된 과일의 경우 비닐봉투 사용이 가능하다. 
 
이 상황을 지켜 본 기자가 다른 판매대 직원에게 ‘낱개로 된 과일은 비닐봉투에 담을 수 없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낱개의 과일은 비닐봉투에 담아도 된다. 아직 직원들도 비닐봉투 규제에 대해 헷갈려한다”며 미안해했다. 소비자도, 직원도 들쑥날쑥한 기준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규제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다들 헷갈려 한다. 방문하는 손님들 중 30%가 비닐봉투에 대해 질문한다. 또 생선 같은 경우는 1차 포장을 했지만, 랩이 찢어지면 액체가 흐를 수 있어 옷이랑 같이 담을 경우에는 어떡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 법이니 따라야 하지 않겠냐”며 대답하기도 했다.
 
다이소가 친환경봉투를 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 이지은 기자
그렇다면 대형 프랜차이즈 마트가 아닌 동네 소형마트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7일 방문한 신림의 한 소형마트의 계산대에는 ‘1회용 봉투 무상제공금지 관련 안내문’이 붙어져 있었다. 하지만 대형마트처럼 체계적으로 홍보되지는 못했다.
 
비닐봉투 규제 안내방송도 없을뿐더러 대형마트와 달리 채소와 과일들을 골라잡는 판매대가 많아 속비닐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었다. 또한 여러 식품코너 중 채소 매대 단 한 곳만 비닐봉투 규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울러 속비닐을 사용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손님이 1차 포장된 생선을 속비닐에 넣어 다녔지만 이를 제지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편의점과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점의 경우, 표준산업분류상 슈퍼마켓이 아니라는 이유로 1회용 비닐봉투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생활용품 판매점인 다이소에서는 장바구니 사용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친환경 봉투를 1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 같은 논란에 따라, 오는 7월까지 관련 규정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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