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한유총 싸움에 유치원생 부모 등만 터진다
[기자수첩] 정부·한유총 싸움에 유치원생 부모 등만 터진다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06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치원생과 학부모들 위해 타협해야
김연주 기자

지난 2일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전 이사장은 유치원비를 사적 용도로 지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이사장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여야 합의 실패로 통과되지 못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개정안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구속 여부가 나오기까지 잠잠했던 한유총이 ‘개학 연기’ 같은 강수를 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26일 선출된 한유총 새 이사장은 집단 휴·폐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여야 합의 불발과 한유총의 반발 가능성에 유치원생 자녀를 둔 부모들만 애를 태우게 됐다.

지난 3월 2일 한유총은 유치원 3법 개정안에 반발해 ‘개학 연기 투쟁’을 펼친 바 있다. 들끓는 여론에 하루 만에 중단됐지만, 학부모를 상대로 단체행동을 다시 벌이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 없다. 한유총은 2020년 총선 전까지 '유치원 3법' 개정안 통과 저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유총은 개정안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이라는 공공성을 인정받아 국가의 지원을 받는 기관이 사유재산권을 내세우며 유치원 3법 개정안을 저지하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정부는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유치원 3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 “국공립 유치원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이 사립유치원에도 필요하다”며 “유치원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유치원 3법도 통과돼야 한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는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야 협의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입장 표명은 ‘말만 앞선다’는 인상을 남길 뿐이다. 또한, 교육 당국으로서 잘못을 인정한다기보다 한유총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유감스럽기까지 하다.

유치원 3법 개정안 통과 여부를 두고 정부와 한유총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대립 중에 부모들이 볼모로 잡히는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 정부와 한유총이 지속적으로 접전을 벌인다면 유치원생과 학부모가 희생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