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최초 여성 예비군 지휘관 이도이 연대장 "예비군 처우 개선 시급"
군 최초 여성 예비군 지휘관 이도이 연대장 "예비군 처우 개선 시급"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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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 '예비군의 날'…군 전체에 대한 사회의 시선도 개선돼야
이도이 경기대학교 직장예비군 연대장 / 본인 제공

“여성 ‘최초’라는 말에 무게와 책임감을 느껴요. 제가 잘해야 여성 지휘관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요?”

이도이 경기대학교 직장예비군 연대장은 우리나라 군 최초 여성 예비군 지휘관이다. 1985년도에 육군 소위로 임관해 전후방 각지에서 근무하다 지난 2012년에 전역했다. 

그는 문학을 좋아하던 평범한 소녀였다. 학창시절 시인을 꿈꾸며 쓴 시는 백일장 수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연대장이 당시 읽었던 문학책에는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작품이 많았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전쟁과 군(軍)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연대장은 “당시 <인간의 조건>이라는 책을 읽었다”며 “책에서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장병의 심리를 다뤄서 궁금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이 연대장은 군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었고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는가에 대해 고민하며 군인이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큰 결심 끝에 시작한 군 생활은 쉽지 않았다. 80년대 당시 군대는 여성인력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했다. 80년대 후반까지는 여성 직업군인은 출산하면 안 된다는 규정까지 있을 정도였다. 

이 연대장은 “아무래도 군부대에 남성이 더 많아서 편의시설도 남성 위주”라며 “지금은 여성을 위한 시설이 개선된 편이지만 80년대에는 여성이 입대를 하는 것조차 만류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군내 남성 주도적인 분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남성들이 친밀감을 쌓는 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었다”면서도 “축구를 하거나 체력단련을 할 때 잘하지 못해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최대한 맞춰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 연대장이 여성으로서 군에서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군인이 아닌 여성으로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는 군에서 새로운 보직을 얻고 진급할 때마다 성별 때문에 난관에 봉착했다. 이 연대장이 군부대 대대장을 준비할 시기에는 어느 사단장도 그를 대대장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는 “90년대 이후부터 군내에 남녀가 평등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여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며 “여성이 보직을 잘 소화하지 못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연대장은 굴하지 않았다.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노력했다. 그는 “군 생활이 쉽지 않았지만 한 번도 ‘못 하겠다’,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할 수 있다는 태도로 일관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도이 직장예비군 연대장이 예비군 훈련 강의를 하고 있다. / 본인 제공

현재 이 연대장은 경기대학교 직장 예비군 지휘관으로 재직 중이다. 예비군 지휘관은 현역 군 복무를 마친 민간인이 8년 동안 소속되는 예비군을 통솔한다. 이 연대장은 예비군 지휘관을 맡으면서 예비군 처우 개선 필요성을 몸소 느끼고 있다. 

이 연대장은 “예비역도 전투인력인데 처우가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며 “최저 시급이 8350원인데 현재 예비군들은 교통비 7000원, 식대 6000원을 훈련비로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에서 청년수당, 실업급여 등 많은 복지를 시행하는데 예비군을 위한 복지는 미비하다”며 “예비역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위해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비역을 비롯한 군 전체를 대하는 사회의 시선도 개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군대, 군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 않다”며 “군인은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며 존경을 받을 만한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을 대하는 국민의 시선이 달라지면 군인들도 자긍심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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