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외길 35년' 박술녀 한복연구가 "다시 태어나도 한복 만들 거예요"
'한복 외길 35년' 박술녀 한복연구가 "다시 태어나도 한복 만들 거예요"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4.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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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술녀 한복연구가가 바느질을 하고 있다. / 박술녀한복 제공

"음식은 팍팍 맛있게 먹어야 해요. 젊은 사람이 비실하면 못 써. 맛있게 먹어야 복이 오지요"

시간이 없다며 빠르게 음식을 먹으면서도 앞접시에 음식을 덜어주는 박술녀 한복연구가의 모습은 35년 동안 만들어 온 한복만큼이나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묻어 있었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평소에는 한식을 자주 먹어요. 음식은 10분 만에 먹지만 운동은 한 시간을 해야 돼요. 우리 나이는 그렇게 됐어요"

건강해야 일도 오래 할 수 있다며, 식단조절도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다. 점심식사 후, 30~40분은 러닝을 뛰고 저녁에도 잊지 않고 헬스장으로 간다. 스스로 많이 먹었다고 생각되는 날은 꼭 운동으로 관리한다는 그의 에너지는 20대 못지않다.

매장과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모든 연락을 본인이 직접 응대하는 모습도 영락없는 프로의 모습이다. 스케줄 관리도 예외는 아니다. 운전기사와 매니저도 없이 혼자 척척해낸다. '박술녀'를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모든 건 자신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1957년생인 박술녀 한복연구가는 충남 서천의 7남매 중 셋째 딸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처음 바느질을 배웠다.

"한복을 시작하게 된 건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가난하지만 친인척 결혼식을 갈 때면 항상 한복을 입고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한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식도 어렸을 때 먹던 맛을 못 잊고 찾듯이 한복도 그런 것 같아요"

가난한 형편에 일찍이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26살에 이리자 선생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한복을 배우기 시작했다. 늦은 나이에 들어간 만큼 2배, 3배로 고군분투했다. 문하생 사이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이며 1986년 처음으로 서울 군자동에 33m² 남짓한 한복집을 오픈했다. 현재는 4층 규모의 사옥을 사들이며 '박술녀한복'을 운영 중이다.

한복하면 박술녀라는 공식이 굳혀진 만큼, 국내 연예인은 물론 한국을 방한하는 외국 스타들도 박술녀한복 매장을 거쳐 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을 묻자 "그 사람의 직업이 아무리 훌륭해도 한복을 애착 갖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최고예요.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기억에 남아요"라며 대답했다.

그는 현재까지도 한복을 알리려는 노력에 여념이 없다. 박술녀한복 건물 4층에는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온전히 한국을 느낄 수 있는 전통적인 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4층 공간은 내년 2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4층을 공사하는 이유도 한복을 맞추러 오는 외국인분들에게 우리 문화를 좀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어요. 우리의 것을 배경으로 나오게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하나의 한복을 완성하기까지 약 보름이 걸리지만 제자들과 함께 저고리와 치마 등 분업화해 디자인하면 하루에 한 벌이 완성된다. 박술녀 한복연구가는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어도 잘못 만들면 그 옷은 상품이 돼버린다며 작품으로 승격화하려면 정성과 기술,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음 목표는 없어요. 지금 해 온 대로 열심히 하는 거예요. 한복을 사랑하고 멀리멀리 국내외로 알리는 게 다예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깐 다시 태어나도 주저 없이 한복 만들 거예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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