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첫 업무! 직원 생각과 인사과장 생각의 차이
[박창욱의 인사만사25시]첫 업무! 직원 생각과 인사과장 생각의 차이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 승인 2019.04.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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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 경로를 정하는 입사 첫 업무의 진실은 -

박창욱(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직업, 취업관련 강의를 하고 한때는 회사 직원들의 경력관리를 하는 인사업무 담당자로서 가진 가장 큰 의문이 있다.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함에 있어 원하고 좋아하는 곳을 가야하는 것인가? 아니면 적당한 곳에 들어가 잘 해서 좋아지도록 해야 하는 것인가?”

많은 직장인들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공들였던 직장을 떠난다. 과거 방식으로는 상상도 못할 다른 수준이나 분야의 기관이나 조직에 입사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의 경우는 희망하는 회사, 직업에 목매다가 세월 다 놓쳐버린다.

미국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詩) ‘가지 않은 길’을 연상한다. 같은 시기에 두 가지 길을 다 갈 수 없기에 영원히 검증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작은 힌트로 직관을 얻을 수 있는 사건이 뚜렷이 떠 오른다.

약 25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기업의 인사관리 틀(Process)이 크게 바뀐 것이 없는 일이라 한 번 정리해 본다.

신입사원을 뽑는 일은 인사부의 가장 중대사이지만, 선발한 다음 연수에 이어 부서배치를 완료함으로써 일단락이 된다.

선발 인원수는 대개의 회사가 현업부서의 요청을 집계, 조정한 숫자가 기준이 된다. 채용할 때는 대학 전공과 희망업무를 고려하며 사람 됨됨이 중심으로 선발, 확정한다. 그러나 소요 파악할 때와 채용, 연수가 끝날 때까지 길게는 3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일부 인원은 연수도중에 퇴직도 하고 해서 최종 부서배치 때 적재적소 배치 조합이 상당히 까다로워진다.

그래서 연수 중에 각 부서에서 하고 있는 업무를 세세하게 알려주며 종료되는 시점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업무를 접수하고 개별면담을 반드시 실시한다. 위에서 언급한 인원 차이도 문제지만 당사자들의 희망업무나 분야가 연수 기간 중에 심하게 바뀌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인원은 입사 전에 알고 온다. 어느 선배가 자기 부서에 오라고 초대(?)아닌 헌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배치부서의 희망사항을 받다 보면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 거기다가 간혹 부서장의 캐릭터, 선배 직원들의 특징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전제하에 신입사원 100명의 희망과 요청인원 120~130명을 맞춰서 부서배치를 하게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0명의 신입사원(정확하게는 인턴사원)을 당시 인사과장이었던 내 맘대로 배치를 한 적이 있다. 딱 한 번이다. 개인의 희망의견과 각 부서가 원하는 요건을 들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배치를 한 것이다.

필자가 다닌 회사가 ‘종합상사’이다 보니 업무의 종류와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일반 기업의 국내 업무에다가 글로벌 업무로 확장이 되니 일일이 열거가 어려울 정도이다. 영업의 경우만 예를 들어도 섬유, 경공업, 화학, 철강금속, 비철금속, 자동차부품, 자동차, 기계, 전자, 통신, 선박, 군수물자, 항공우주 등으로 취급품목이 ‘바늘에서 로켓까지’라고도 표현할 정도였다. 업무가 표준화되는 산업이면 순환보직도 되고 해서 처음엔 안 맞아도 다음에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기에 조금만도 기다리면 해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의 회사는 달랐던 것이다.

그래서 부서배치는 개인성향과 희망에 민감한 일이지만, ‘인사과장 맘대로’의 배치가 인사업무를 담당한 13년간에 가장 잘 했다고 생각이 되는 것이 기존의 통념과는 달랐던 것이다. 그 때 채용인원 거의 전원이 현업부서에 정착을 잘 했으며 퇴직율도 낮았고, 잘 뽑았다는 칭찬이 자자했던 기억이다.

인턴사원을 뽑았을 때이다. 4학년 여름 방학 1개월간의 인턴사원 근무를 위한 부서배치를 할 때이다. 임시로 실습만 하는 수준이라 개별 면담도 하지 않았고, “인턴이 끝나면 최종합격여부를 바로 알려줄 것이고, 그리고 나서 학교로 돌아가 2학기를 보낸 후 정식 직원이 될 때 최종 부서는 조정될 것이다”는 전제만 있는 경우였다.

실제로 사전 연수가 없는 상태이고 일정도 맞질 않아 완전히 필자의 판단으로만 부서배치를 한 것이다. 물론 인턴 선발 면접 때의 평가, 대학전공, 오고가며 만나고 나눈 대화의 기억들만으로 조합해 나간 것이다.

당사자들은 한 마디 불평없이 1달간의 근무를 마치고, 소속부서장에게 최종 선발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정식직원으로 데리고 일할 의향을 물었더니 전원 ‘채용, 우리 부서로 반드시 보내 주세요’라고 접수가 되며 공전(空前)의 히트를 치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 동기 기수들을 만나면 가장 반갑게 대하고 사회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착시일까?

직업이나 커리어 관리에 있어 개인의 희망사항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스스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냥 막연히 남들이 가니까 따라가는 것이 뻔해 보여서 평생의 직업으로 잘 못 이어지는 것이 보이는 데 그냥 두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학술적으로도 한 번 조사, 검증을 해 보고 싶은 분야이기도 하다.

아차! 하나 빠뜨린 것이 있다면 당시의 종합상사 인기로 정말 좋은 인재들이 많이 지원을 했고, 채용됐던 인원 모두가 정말 국보급 인재였다는 것이다. 인사과장의 배치 능력 덕분이 아닌 뭘 해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이 시대에 인재를 키우는 일에 작은 힌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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