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순 시간의 물레 대표 "돈이 안 돼도 필요한 책이라면 내야죠"
권호순 시간의 물레 대표 "돈이 안 돼도 필요한 책이라면 내야죠"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0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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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시간의 물레'…역사 서적이 주력
권호순 시간의 물레 대표 / 시간의 물레 제공

“돈이 안 되는 책을 왜 만드냐는 말을 많이 들어요. 그래도 꼭 필요한 책이라면 만들어야죠.” 

권호순 대표는 도서출판사 ‘시간의 물레’를 운영하고 있다. 권 대표는 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출판업을 시작했다. 좋은 원고라면 판매 부수를 고려하지 않고 책을 낸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책을 위한 책이 아니라 알려질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이라면 출판한다”며 “판매만 생각했다면 좋은 책들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어릴 적부터 독서를 즐겼다. 작은 시골집에 살았지만, 책방이 따로 있어 책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생일마다 책 선물을 받는 게 당연할 만큼 책을 사랑했다. 

권 대표는 “매년 생일에 받았던 책들이 다 기억난다”면서 “아침에 책방에 들어가서 해가 지면 나올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책이 좋아 출판학을 전공했고 출판업계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그러다 좋은 작가를 직접 발굴하고 좋은 글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고 2003년 직접 출판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시간의 물레는 2004년 설립됐다. 여느 출판사처럼 인문, 사회과학, 문학, 아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판하지만 ‘역사’ 관련 서적 출판에 힘을 쏟고 있다. 시간의 물레가 출판한 <정조의 복수 그 화려한 여드레>, <한글 글꼴의 역사> 등 여러 권의 역사책이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시간의 물레는 ‘개인의 서사가 곧 역사다’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권 대표는 “시간이 쌓이면 역사가 된다”며 “시대의 역사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서사도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간의 물레는 인간문화재들을 기록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인간문화재는 재능 보유자 자체를 문화재로 인정하는 특성이 있어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게 된다”며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인물의 이야기를 들어 책으로 남기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독서치료 서적’ 출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서치료는 미술치료, 음악치료와 같이 치료 성격을 띤 책으로 심리 치료를 하는 것이다. 

권 대표는 “책으로도 심리치료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책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하며 출판했다”고 말했다. 

시간의 물레가 출판하고 있는 독서치료 서적들은 치료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각 시·도립 도서관에서 독서치료사 자격증 취득을 장려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점차 확장되는 추세다. 

권 대표는 “독서치료 서적을 꾸준히 내다보니까 교육청을 비롯한 시·도 도서관에서 관심을 보인다”면서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독서치료사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시간의 물레'라는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책들은 권 대표의 엄격한 선정 기준을 거쳤다. 권 대표는 꼼꼼한 성격으로 원고를 고를 때마다 수차례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오랫동안 교육의 효과가 있는 책인지 고민한다. 

그는 “시중에는 공부를 위한 책이 아닌 ‘책을 위한 책’이 너무 많다”며 “원고를 읽어보면 느낌이 온다”고 말했다. 원고를 읽어보고 글에 진정성과 무게가 느껴지면 출판한다. 

권 대표는 “출판을 결정하면 저자가 책을 쓰는 데 1년이든 10년이든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세상에 작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글을 쓰다가 원고를 뒤집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진실한 저자라면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나한테 딱 맞게 어울리는 옷, 그게 저한테는 책”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책을 떼어놓고는 설명이 안 되는 삶을 살아왔다. 그는 좋은 책을 널리 알리는 일에 몰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익만 생각하는 출판사 대표가 되고 싶지 않다”며 “세상에 꼭 나와야 하는 좋은 책은 주저 없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의 물레는 사람들이 책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다. 

권 대표는 “북 콘서트와 같이 자연스럽게 책을 알아가는 방법을 생각한다”며 “음악당을 차려 음악과 책을 꾸준히 소개하는 자리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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