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카카오페이는 되고 '제로페이'는 안 되는 이유
[르포] 카카오페이는 되고 '제로페이'는 안 되는 이유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04 1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상공인 살리러 나왔지만 결제 까다로운 탓에 사용자 찾기 어려워
서울 영등포지하상가 곳곳에 제로페이 홍보 스티커가 붙어 있다. / 김연주 기자

“휴대전화 앱(APP)으로 입금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까 시간이 좀 걸려요. 제로페이로 결제해달라는 손님도 거의 없고 직원들도 번거롭죠.” 

영등포 지하상가 제로페이존에서 만난 화장품 매장 점원 A씨가 결제 확인을 기다리면서 건넨 말이다. 3일 오후 2시, 영등포지하상가 ‘제로페이 존’ 곳곳에 제로페이 홍보 문구가 붙어 있었다. 상점에서도 제로페이 가맹점이라는 팻말이 보였다. 그러나 제로페이에 관심을 두거나 제로페이로 결제를 하는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제로페이는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의 협업으로 만든 간편결제시스템이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12월 20일을 시작으로 서울시에서 시범서비스를 시행했으며 지난 3월부터 정식 서비스로 전환됐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 소득공제 40%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그러나 제로페이를 도입한 소상공인 및 사용자 수가 적어 소득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영등포 지하상가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제로페이로 결제하겠다는 손님이 없어서 소득공제 혜택을 본다고 하기 어렵다”며 “제로페이가 뭔지 모르는 손님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가맹점 / 김연주 기자

제로페이와 비슷한 시스템인 카카오페이는 카카오가 만든 간편결제시스템이다. 카카오톡 계정만 있으면 은행 계좌와 연결해 쉽게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도 제로페이와 마찬가지로 결제할 때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 소득공제 비율은 제로페이보다 10% 적은 30%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페이 가맹점 수는 제로페이의 3배(제로페이 6만여 개)가 넘는 20만여 개다. 이유는 결제 절차 간소화 즉, 편리함이었다. 카카오페이는 일반 카드결제와 비슷하다. 다만 현물카드가 아닌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인식해 결제한다는 점이 다르다. 

B씨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손님이 많다”며 “매장에서도 일반 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영등포지하상가 제로페이 가맹점 상인들은 부족한 홍보 및 까다로운 결제 절차가 이용률 저조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성의류 매장 점원 C씨는 “제로페이를 도입하면 소득공제를 해준다고 해서 들여놨다”면서도 “잘 쓰려면 방법을 잘 알아야 하는데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어렵게 느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액세서리 점원 D씨도 “손님들도 제로페이를 잘 모르니까 이용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홍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지적했다. 

영등포지하상가 화장품 매장에 제로페이가 가능하다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 김연주 기자

서울시는 현재 제로페이 가맹점 수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지하철, 버스 음성 안내 등 제로페이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직영점을 시작으로 포스(POS) 시스템을 연결해 휴대전화 앱 없이 다른 결제수단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신용카드 가맹 등록 중”이라며 “4월 말부터 직영점부터 앱 없이 결제하는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가맹업자 대상 제로페이 결제 교육은 부족했다.  

제로페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가맹점에서는 결제만 확인하면 돼서 교육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상점에서 등록할 때 사용방법 안내서를 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