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 아니야?" 피해자 두 번 울리는 2차 가해...대책 마련 시급
"꽃뱀 아니야?" 피해자 두 번 울리는 2차 가해...대책 마련 시급
  • 김연주 기자
  • 승인 2019.04.02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가족부 "포털 사업자와 제휴로 2차 가해 근절할 것"
지난해 서울 대학로에서 진행된 '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현장. /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지난달 30일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선 배우 윤지오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윤 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찰을 호출했으나 비상 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발전하자 경찰은 늑장 대응을 인정하고 신변보호특별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성범죄 ‘2차 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범죄 2차 가해’는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건 수사를 방해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말한다. 즉, 1차 피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2차 가해라고 한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범죄 2차 가해로 인한 피해를 성폭력 이후 사법기관, 의료기관, 가족, 친구, 언론 등에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내 피해자가 입는 정신적·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이나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성범죄 특성상 2차 가해 발생에 대한 두려움에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한국 사회에서는 성폭력 피해를 밝히는 피해자를 이른바 ‘꽃뱀’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라며 “이는 성범죄 2차 가해에 속하며 피해자의 진술을 막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성범죄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명백한 증거”라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고 가는 건 더 큰 피해를 낳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2차 가해 발생을 막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여성가족부는 연예인 불법 촬영물 유포 사건을 규탄하며 2차 가해 방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폭력 2차 가해 상황은 여성을 성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잘못된 문화를 드러낸다”면서 “긴급 협의회를 통해 2차 가해를 근절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에서는 2차 피해방지를 위해 특별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불법 촬영물을 유포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뿐만 아니라 불법 촬영물을 단체 채팅방에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해도 처벌 대상이 되며 이를 부추기는 행위도 방조죄로 처벌받는다.

그러나 2차 가해는 지속되고 있다. 2차 가해는 수사과정에서 사건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수치심을 유발하는 수사관, 불법 촬영물 자체에 호기심을 갖는 행위 등 일상적인 부분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성범죄 피해자는 또 다른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여가부 관계자는 “2차 가해를 근절하기 위해 포털 사업자와 협의 중”이라며 “(협의 후에) 댓글에 의해 발생하는 2차 가해, 채팅방에서 이뤄지는 촬영물 공유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