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국 유일 '여성배려칸' 운행 부산지하철…성범죄 신고 줄었지만 '찬·반' 여전
[르포] 전국 유일 '여성배려칸' 운행 부산지하철…성범죄 신고 줄었지만 '찬·반' 여전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9.04.0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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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여성배려칸에 타고 있는 승객들. / 이지은 기자

도시철도의 여성배려칸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부산에서 운행 중이다. 지하철 내 성범죄 예방과 승객 증가로 인한 임산부・영유아 동반 여성들을 위해 지난 2016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 4시간 동안 도시철도 1호선 5번째 객차에서 운영되며, '배려'칸인 만큼 탑승한 남성 이용객들의 하차 또는 다른 칸 이동을 강요하지 않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행되고 있다.

이미 서울에서도 세 차례에 걸쳐 지하철 여성배려칸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여성에 대한 과도한 배려와 역차별이라는 비판과 함께 결국 무산됐다. 2013년 대구에서도 추진했으나 역시 비슷한 이유로 시행되지 못했다.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여성배려칸의 의견은 갈린다. 실제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에는 몰카와 같은 성범죄를 줄일 수 있다면 하루 4시간 배려는 가능하다는 입장과 성 평등을 위해서 남성배려칸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 보인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스크린도어에 붙어 있는 여성배려칸 안내문구. / 이지은 기자

3년 가까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여성배려칸이 얼마나 취지에 맞게 운행되는지 직접 탑승해봤다. 먼저 창문마다 핑크색의 안내문구가 붙여져 있어 여성배려칸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지하철 내 남녀비율은 여성이 7이라면 남성은 3 정도의 모습이었다. 탑승객 모두 여성배려칸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출근시간 여성배려칸을 탄 40대 남성은 "안내판을 보고 여성배려칸인 걸 알고 탔다. 주위 남성들이 같이 탔기 때문에 크게 경각심을 못 느꼈다. 앞으로는 여성배려칸 시행 시간에는 신경 쓰고 타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0대 여성은 "노키즈존 같이 어린이와 그의 보호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분위기가 만연해지는 반면, 어린이를 약자로 보며 우대해줘야 한다는 의식이 약해지고 있다. 어린이와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인지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여성배려칸 운영을 찬성한다"며 대답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에는 여성배려칸 내 남성 비율이 8%, 오후에는 15% 정도이며, 운행시간에는 안내방송과 함께 보안관의 모니터링도 실시된다고 강조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여성배려칸 이후, 신고 건수는 줄어든 상황이다. 민원은 일주일에 2~3건씩 꾸준히 올라오는 편이고 가끔 칭찬의 글도 올라온다"며 이어 앞으로 여성배려칸의 운영에 대해서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고, 향후 승객들의 여건 변화가 생긴다면 검토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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