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중의 여(女)벤처스] "철저한 시장 조사와 경험 후 창업하길"
[박철중의 여(女)벤처스] "철저한 시장 조사와 경험 후 창업하길"
  • 박철중 기자
  • 승인 2019.03.26 19: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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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선 키즈알버트 대표 "도전 연속이지만 활기 있어…후배 위한 멘토 되고파"
유치원 영어코딩 교육 콘텐츠 개발 업체인 키즈알버트의 권영선 대표가 본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 박철중 기자 slownews75@gmail.com

“일을 하면서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 전에는 남편이 일 끝난 후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이해를 못했다.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힘들어 하는지. 집에 오면 멍하게 있고, 아이들도 안 돌보고 피곤해 했다. 그래서 자꾸 구박하고 바가지도 많이 긁었다. 이제는 서로 측은해 하고 감사해 한다. 남편은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좋아 보이나 보다. 응원도 많이 해 준다.”

영어와 코딩을 접목해 유치원 어린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는 권영선(39) 키즈알버트 대표는 자신이 사업을 직접 하면서 겪는 고충들 때문에 남편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전한 권 대표의 사업 과정은 도전의 연속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 기획팀과 웹진 기자로 사회 경험을 한 그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겪는 과정처럼 결혼과 함께 출산 후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영어 파견강사 일을 알게 됐고, 본격적으로 영어 교육에 뛰어들게 됐다. 이런 일련의 과정 중 지금의 회사를 차리게 된 결정적 계기를 맞이하게 됐다.

권 대표는 “영어 강사 일을 하다가 2017년 영어교재 지사를 인수하게 됐다. 그런데 인수하자마자 정부에서 ‘유치원 영어교육을 금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잠을 못 잤다.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인수했는데 바로 망하게 생겼었다. 유치원에 교재를 팔 수 없게 된 것이었고, 문 닫으라는 얘기였다. 그러다 1년 유예한다고 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 취임 후에는 ‘놀이 위주의 영어교육은 허용하겠다’고 했다. 한숨 돌렸지만, 내 브랜드 없이 남의 것만 파는 것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했다. 내 걸 만들고 싶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도 지사를 인수할 때쯤 알게 됐다. 그는 “처음 코딩을 알아보니 기본인 C언어가 영어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영어도 배우고 코딩도 같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아보니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교재가 없었다. 그래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벤처기업 창업을 결심한 순간을 설명했다.

유아단계에서 코딩교육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들이 아닌,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갖게 하기 위해, 문제를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기초 교육이다.

유치원 영어코딩 교육 콘텐츠 개발 업체인 키즈알버트의 권영선 대표가 자사 영어코딩 교재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 박철중 기자 slownews75@gmail.com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막상 만들려고 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마침 평소 친분이 있었던 유명 영어교육업체 본부장과 연락을 했는데, 신제품 출시 세미나를 연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이때부터 세미나 일정에 맞춰 밤낮으로 제품개발에 몰두했다. 결과적으로 흥행은 하지 못했다.

권 대표는 “처음 세미나 개최 소식을 듣고, 홍보도 할 겸 가판대에 제품을 깔아도 되느냐고 물었다. 흔쾌히 허락을 받고 본격적으로 콘텐츠 개발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준비가 안됐는데 질렀다. 다행히 1호 교재가 세미나 사흘 전에 나왔다. 전국에서 모인 지사장들의 품평이 있었지만, 외면 받았다. 코딩보다 영어 비중이 높았던 탓이었다. 코딩 비중을 높이면 사용하겠다는 의견을 받았지만, 일정량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지 못하면, 같이하기로 한 유명 업체도, 우리도 이득이 남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결국 그 업체와 협업은 중단됐다”며 두 번째 찾아온 시련을 설명했다. 하지만 남는 것도 있었다. 어린이 코딩 학습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교육용 로봇 공급 계약을 대형 IT(정보기술)업체와 직접 체결하게 된 것이었다.

권 대표는 협업키로 한 업체와 결별 후 콘텐츠 개발에 더욱 집중했다. 그 결과, 특허 3건에 디자인 50건을 등록시켰다. 연령별, 단계별로 만들어진 교재는 보드게임을 접목해 흥미와 재미를 높였고, 그 속에는 자신의 자녀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을 실었다.

지난해 6월 회사를 설립하고 첫 교재가 7월에 나오는 등, 채 1년도 안된 사이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시련은 떨어질 줄 몰랐다. 바로 국가회계관리시스템(에듀파인) 의무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사립유치원 사태’가 그것이다. 그는 “2호, 3호를 개발하고 유치원에 먼저 공급하면서 후속 교재 개발과 제품 라인을 올해 모두 출시할 것으로 계획했는데, 유치원 사태가 터졌다. 10군데 대형 유치원과도 계약을 했는데, 중단이 됐다. 손해가 막심했다. 대신 보완재로 개발한 한글 코딩교재를 공급시켰다. 인기가 좋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들이 크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연한 생각이었다. 권 대표는 “뭘 몰라서 시작한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영업과 마케팅을 구체화하면 되는 단계인 만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며 “어떤 회사를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벤처 창업을 준비하는 미래 CEO(최고경영자)들에게 권영선 대표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창업을 하라”고 권했다. 그는 “시장이 원하지 않는 물건을 만드는 경우가 무척 많다. 또한 시장의 필요로 만들었지만 녹록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꼭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기”를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강사를 했을 때 교재의 단점들을 많이 봤다”며 “직접 만들어 보니 그동안의 일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권 대표는 최종 목표에 대해 “시스템이 갖춰지면 훗날 후배들을 양성하는 멘토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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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 2019-03-26 20:45:29
저도 애들 키우면서 단절녀 인데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