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덮친 '디지털화'…접근성 확대 vs 고령층 소외 양극화
금융권 덮친 '디지털화'…접근성 확대 vs 고령층 소외 양극화
  • 윤아름 기자
  • 승인 2019.03.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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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딥러닝 기술 기반 챗봇 서비스 우수"…"소비자 연령별 양극화 개선해야"
‘디지털화’가 은행권에 변화를 부르고 있다. AI 문자 채팅 로봇 서비스가 확산되자 시중은행들은 이제 음성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디지털화’가 은행권에 변화를 부르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은 통합 앱·AI(인공지능) 채팅로봇 등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 뱅킹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AI 문자 채팅 로봇 서비스가 확산되자 시중은행들은 이제 음성으로 금융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음성인식 기반 AI 뱅킹을 내놓은 우리은행 ‘소리(SORI)’는 현재 음성명령을 통해 계좌거래(조회·송금 등), 환전, 공과금 납부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Liiv TalkTalk)’은 간편 계좌거래(조회·송금) 뿐만 아니라 펀드 신규 및 환매, 신탁, 청약, 지방세 납부 등도 처리가 가능하다. 리브똑똑은 이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AI 챗봇 서비스인 ‘하이(HAI)’에 음성인식 기술도 탑재해 음성명령으로 간편 계좌거래, 상품 추천·가입, 환전 등의 업무가 가능하다.

NH농협은행도 콜센터에 음성 비서 ‘AI 콜봇’ 기술을 접목해 음성으로 금융상담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통해 질의응답이 가능하며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할 경우 전문 상담가와 연결까지 해준다.

김덕태 디티웨어 고등지능기술원장은 “현재까지 AI는 딥러닝 기술에서만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 금융권이 이 점을 활용해 다양한 챗봇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태 원장은 “미국은 기업이 빅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연구원들을 초빙해 금융 지능 개발 기술에 열중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그룹의 경우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우수한 딥러닝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젊은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권 디지털화를 반기고 있다.

이민영(여·28) 씨는 “금융 상품을 가입하려면 은행에 가서 1시간 이상 기다려 설명을 듣곤 했는데 이젠 스마트폰으로 30분 내외면 대부분 끝난다”며 “예전보다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이해력과 접근성도 훨씬 더 개선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직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령 금융 소비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56개에 속하는 금융사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15만3195명이다.

2년 전인 지난 2016년 3분기 말(15만9573명)보다 6378명(4.0%)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임직원 숫자가 같은 기간 1만9795명에서 1만6858명으로 14.8%(2937명) 감소했고, 하나은행은 12.2%(1794명), 신한은행 4%(563명), NH농협은행은 3.1%(432명) 순으로 줄었다.

은행 영업점도 눈에 띄게 사라졌다.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 점포는 3836개다. 점포수는 12월 기준 2014년 4419개, 2015년 4311개, 2016년 4144개, 2017년 3860개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터넷뱅킹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이달 7일 발표한 ‘2018년중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펌뱅킹 등 전자금융공동망을 통한 결제 규모는 일 평균 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뱅킹의 경우 일 평균 8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결제규모가 43.6%나 증가했다.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억341만명으로 전년 동기(8766만명) 대비 18%나 늘었다.

그러나 고령층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현저하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달 발표한 ‘2018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22.9%, 70세 이상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5.4%에 불과했다. 20대(87.8%), 30대(93.3%), 40대(82.9%)에 비하면 절반에도 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비대면 채널 강화 등 은행권의 디지털화가 굉장히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자 기기에 익숙하지 못한 고령 금융 소비자들은 점차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금융 소비자와 고령의 소비자 간 금융 서비스 혜택 양극화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면서 “금융당국과 금융사 모두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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