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3.24 일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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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전의 양면성…'모바일 포렌식'

'정준영 몰카' 제보 의혹을 받고 있는 사설 포렌식 업체가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최초 제보자가 핸드폰 수리기사로 밝혀질 경우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공익'을 위한 용기 있는 제출이라며 칭찬하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개인정보 유출로 '악용'됐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세계소비자권리의 날을 맞아 지난 15일 오전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사회 만들기'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행사 참가자가 정준영 몰카 사건을 언급하며 "성당 신부님에게 강도가 고해성사를 해도 외부에 발설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사설업체가 카카오톡 내용을 모두 읽고 발설하는 것인지, 이 또한 법적으로 처벌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직을 함께 맡고 있는 백대용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은 "안타깝게도 현행법상으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사설업자의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 민사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아가서 그 행위 자체를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답변했다.

이어 "우리 개인도 얼마든지 그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은 소비자단체 차원에서 같이 고민해야 한다"며 우려했다.

'모바일 포렌식'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데이터를 추출해 문자와 사진 등을 복원하는 기술로 수사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이 있다. 삭제된 데이터베이스를 복원하며 금융거래내역과 범죄수익 자금을 색출하며 포렌식 수사가 만능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포렌식 업체의 제보가 없었더라면 정준영 몰카 사건은 이번에도 조용히 지나갔을지 모른다. 하지만 수리를 빌미로 카카오톡 대화와 사진을 포함한 정보들이 타인에게 들춰지고 유출까지 된다면, 우리 사회는 서로를 의심하며 불안감 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한 규제 기구를 만들고, 데이터 악용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또한, 기업들은 개인의 권익이 보장되는 제도장치 안에서 국민들의 정보를 받아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심각성을 깨달아야 소비자가 중심이 되고, 신뢰할 수 있는 스마트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이지은 기자  heyg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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