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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특별한 5가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정윤숙 제9대 회장의 모습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여성 기업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이하 ‘여경협’) 정기총회에서 제9대 협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정윤숙 신임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정 회장이 임기 동안 추진할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 뚜렷이 읽힌다.

지난 1999년 설립돼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여경협이 새 수장을 맞아 한 걸음 더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경협은 ‘함께 걸어온 20년, 미래를 향한 2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여성 경제인들의 위상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여경협 정기총회와 협회장 이·취임식이 함께 열린 행사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홍일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소라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이희범 전 산업부 장관 등 내빈과 협회 회원 4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워 정 신임 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정윤숙 회장은 “임기 3년 동안 여성기업 경쟁력 강화 사업 추진과 대정부 정책 건의 기능 강화를 통해 앞으로 대표 여성경제단체로 협회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5가지 중점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5대 경제단체 진입을 위한 회원 확대, 회원 서비스 강화를 위한 협회 기능 개편, 여성기업 경쟁력 강화 3대 사업 추진, 경제적 자립도 향상을 위한 예산 확대, 정책 기능 강화가 그것이다.

정 회장은 1956년생으로 대전여고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7월 우정크리닝을 창업했고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세탁업으로는 처음으로 벤처 인증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등으로 앞으로 세탁업이 크게 부상할 것이라는 신념으로 1988년 안정된 교직을 박차고 나와 우정크리닝을 세웠다. 정 회장은 ‘세탁소=단순 드라이클리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증류식 세탁 등을 선보여 국내 최초로 세탁 품질 Q마크를 획득했다. 특히, 살균·항균 세탁, 방취 처리 방식으로 유해 세균을 차단하는 등 세탁의 개념을 확대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한 와이셔츠 프레스를 도입해 세탁 시장에 혁신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증류식 세탁, 초음파 오염 제거기, 각종 프레스 등 첨단 설비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사업 성공의 열쇠가 됐다.

정 회장은 “우정크리닝이 무리한 경영 확장보다는 꼼꼼하게 단계를 밟아 발전해온 것이 지금의 성공을 이루는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협회기를 넘겨준 한무경 전임 회장은 이임사에서 “3년 1097일 동안 여러분과 함께 2만 6308시간, 13만 6890분을 보냈다. 우리가 미래로 나가기 위해 좀 더 굳건히 살아남는 동력을 갖길 바란다. 협회의 모든 분은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해 모든 가정이 흠결을 덮어주는 포용력을 보이듯이 저와 함께한 모든 임원을 떠나 보내주시기 바란다. 옆에서 묵묵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여성 경제인들의 활동에 대해 축하하는 격려도 이어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여성 경제인이 한국에 약 130만 명이라고 들었다. 여경협에 세 번째 오는데 다시 뵙게 되어 반갑다. 이미 500년 전에 세종대왕은 여성 노비가 아이를 낳으면 원래 1주일 휴가를 주던 것을 3개월 휴가를 주고, 남편 노비에게도 1개월 휴가를 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하는 분들의 어려움은 다 느끼는 만큼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성이 경제의 주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여성 경제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년간 애써준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현재 여성 국회의원이 약 17%밖에 안되는데 이를 깨뜨리려는 것이 선거제도 개혁이다. 앞으로 50%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도 그런 훌륭한 분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여경협 '특별한 5가지'

정윤숙 제9대 회장(왼쪽)과 한무경 제8대 전임 회장(오른쪽)의 모습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전신은 1971년에 창립한 대한여성경제인협회다. 이후 1999년 여성의 경제 참여가 확대돼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함께 고 김대중 대통령, 이희호 여사의 지원 아래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 법에 근거해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설립됐다. 전국 16개 지회에 2,500여 개의 회원사가 가입돼 있다. 또한 협회에서 설립한 재단인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는 중앙 센터와 16개의 지역 센터를 두고 있으며, 각 지역 센터에서 총 225개의 창업보육실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여성기업의 성장을 위해 창업 보육과 수출 지원, 여성기업 관련 연구 및 정책 건의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여경협은 여성 기업인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회원 배가 운동을 통해 회원 수를 확충하고, 젊은 여성 기업인을 참여시켜 다양한 네트워킹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58.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국 중 31위다. 대부분의 경제단체들이 회원 서로 간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반면, 여경협은 특별한 점이 있다. 

첫째, 여성기업 제품 중 품질은 우수하나 자체 브랜드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제품에 대해 ‘여움’이란 공동 인증 브랜드를 개발해 판매 촉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여움은 ‘여성의 꿈이 움트다, 여성기업이 세상을 움직인다’라는 의미로, 우수한 여성기업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여움 업체들의 상품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움몰, 여움홍보관을 운영하며 대형 유통망과의 원활한 교류를 통해 판촉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둘째, ‘서로사랑네트워크’라는 회원사 간 제품 및 서비스를 거래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도 운영한다. 이 플랫폼은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특히 설날과 추석에 판촉전을 실시해 거래 금액 1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셋째, ‘여성가장창업자금’을 통해 저소득 여성 가장을 대상으로 최고 1억원 이내의 점포 임대 보증금을 연 2%의 금리로 지원한다. 여성들의 창업이 활발해야 일자리도 많아지고 경제의 질도 좋아진다. 그런데 많은 여성이 선뜻 나서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이를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넷째, 여경협 내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여성창업경진대회를 통해 2017년 400건, 2018년 933건의 신청을 받을 정도로 창업 열기를 북돋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여성창업경진대회 수상 팀은 상금뿐 아니라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대 4억원 투·융자 연계와 같은 자금 지원, 국내외 판로 지원, 창업보육실 무상 입주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섯째, TV 홈쇼핑 입점 지원 사업 등 여성 경제인의 판로 개척을 돕는다. TV 홈쇼핑의 입점 지원 교육부터 업체의 특성에 맞는 전문 컨설팅, 상품 품평회, 영상 제작, 입점 수수료 등을 지원해 여성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 1대 회장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부터 이어지는 여성의 힘

여경협 출범의 일등 공신은 1대 회장을 맡았던 애경그룹의 장영신 회장이다. 장 전 회장은 여경협 임기 중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며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했다. 

1997년 법정 단체로 인정받으며 사업 방향을 회원 복리 증진, 정보 교류에 국한되던 것에서 우리나라 경제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혁신이 시작됐다. 여성 경제인의 창의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와 제도 개선, 대정부 건의 사업, 창업 및 경영 지원 추진 등의 일을 했다. 또한 주요 경제단체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에도 힘썼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와는 상호 업무 협약 조인을 통해 여성 경제인이 경영과 관련한 각종 교육과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장 회장에 이어 제2대 협회장으로 신수연 이노지오와 언더시티 대표이사, 제3대 회장으로 이영숙 코모도호텔 대표이사, 제4대 정명금 대구중앙청과 회장, 제5대 안윤정 한아인터내셔날 대표이사, 제6대 전수혜 오리엔트마린과 한국여객선면세 대표이사, 제7대 이민재 엠슨 대표이사, 제8대 한무경 효림그룹 회장으로 여성 경제인의 바통이 이어졌다.

여경협 관계자는 “올해에는 회원을 5000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뒷받침을 하려고 한다. 특히 회원 서비스 강화를 위해 소통할 수 있는 회원 서비스 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경제를 살리려는 여성 기업인들이 뜻을 모아 여성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혜원 기자  yhwr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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