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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관 건설기업노조 위원장 "주 52시간제 지켜져야 합니다"
30일 동부건설지부 노조 사무실에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홍순관 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혜원 기자

"주 52시간제가 건설현장에서 지켜져야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30일 동부건설지부 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이하 건설기업노조) 홍순관 위원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 52시간제 준수에 대해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제가 근무할 때는 노동 조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했습니다. 제가 모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데 밤 11시까지 근무할 때가 잦았습니다. 어느 날 보니 밤에 근무를 할 때 코피가 터졌는 데 세상에 피가 그렇게 많이 났습니다. 도저히 몸이 견딜 수 없을 정도까지 일을 하고 있었는 데 저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거죠"라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근로기준법이 지난해 7월 1일자로 52시간 근무제로 바뀌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준수되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설기업노조가 최근 10개 지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610명의 조합원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386명(약 63%)이 현장에서 근무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일주일에 87시간을 노동하고 있다는 응답도 나왔다고 했다.

홍 위원장은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는 발주자에 대해 법적인 책임이 상당히 미약합니다. 그래서 (안전 사고 등) 모든 책임을 원청에게 미루고 원청은 또다시 하청에 떠넘기다보니 현장 근로자들은 심지어 4대 보험도 제대로 가입되지 못한 상태에서 일하는 것도 다반사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공사현장이라고 딱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공사현장의 발주자가 악질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밤 10~11시에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서 (특정) 서류를 다음날 오전까지 준비해라. (서류를) 9시까지 만들라고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오전 9시를 맞추려면 잠을 잘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새벽까지 일하겠죠. 잠도 못자고 현장으로 다시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상당 수입니다. 그렇게 일을 시키고 발주자는 책임을 지지 않아요"라면서 발주자의 갑질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동부건설지부 노조사무실의 모습 /양혜원 기자

이러한 발주자의 갑질에 대해 또다른 조합원 A 씨는 "정말 쓸데 없는 갑질 지시는 말해서 입이 아플 정도로 많습니다. 도로공사와 관련한 발주자들이 밤 늦게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질 지시를) 시키는 연령대도 30대 젊은이부터 중장년층 감독들까지 다양합니다. 그나마 쉽다고 볼 수 있는 지시는 '주행 중에 차선 옆에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조치하시오'와 같은 것은 당연하게 저희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이런 작업의 경우에도 빨라야 저녁 6~7시 사이에 이야기가 들어옵니다. 보통 현장 마감하면서 사진찍어서 보내는 것이 이 때 쯤이거든요. 그러면 밥먹다가 다 못먹고 바로 현장으로 가게 되는 거죠. 문제는 이런 일이 밤늦게 까지 일어나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지부 노조사무실의 모습 /양혜원 기자

또 다른 조합원 B 씨는 "건설 현장에서 토목 공사의 경우에는 150~800억원 공사는 안전관리자를 1명 두게 되어 있고, 건축 공사의 경우에는 120~800억원 공사에 1명을 두게 되어있습니다. 보통 안전관리자는 아침 7시까지 출근해서 안전 체조를 시키고 위험이 예지되는 곳을 알리는 미팅을 합니다. 또 매일 그만두는 근로자들이나 새로 들어오는 근로자들이 생기기 때문에 안전교육도 매일 합니다. 건설 현장을 관리하는 것이 보통 3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을 관리해야 하는데, 1명이 이 모든 사람을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고 결국 겉핥기 식으로 넘길 수밖에 없게 됩니다. (건설 현장에) 좀 더 사람을 뽑고 충원해야 합니다"라며 현장에 일손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30일 동부건설지부 노조 사무실에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홍순관 위원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혜원 기자

홍순관 위원장은 "건설 노동자도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정말로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가장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혹독한 노동을 하면서 착취당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회복을 하려면 바로 이러한 건설 부문의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투입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들이 갈 곳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기능을 많이 가르칠 필요는 있습니다. 기능이나 기술이 없으면 정말로 힘만 쓰는 험한 일만 하게 되는데 이 쪽은 또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차지하면서 갈 곳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기능을 가르치는 학교가 많아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홍 위원장은 선진국의 건설 사례를 들어 전반적으로 건설 문화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건설현장의 경우에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일하는 것은 우리 나라와 비슷했습니다. 독일 같은 국가를 예로 들면 오후 3~4시에 현장 일을 마감합니다. 마치 은행이 업무를 일찍 마감하고 마무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건설은 정말 험하고 힘든 일입니다. 안전이 보장되고 튼튼한 공사로 마무리하려면 적정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런 부분은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목숨은 비용과는 정말 비교할 수없이 소중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기업노조는 주52시간 근로가 반영된 적정 공사기간, 현행 건설산업기본법과 입낙찰제도 법령 개선, 발주자의 부당한 잔업 지시 개선, 국토교통부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개선 실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동부건설지부 노조사무실의 모습 /양혜원 기자

양혜원 기자  yhwr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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