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 후 창고정리 출장만" 출산·육아휴직, 중소기업 워킹맘들엔 무용지물
"출산휴가 후 창고정리 출장만" 출산·육아휴직, 중소기업 워킹맘들엔 무용지물
  • 윤아름 기자
  • 승인 2019.01.28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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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자녀 둔 맞벌이 가구 200만 명…"사회적 분위기 조성돼야"
중소기업 여성 근로자들이 출산·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1.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는 출산·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했었다"는 A(중소기업 직무공개거부)씨는 "둘째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를 썼더니 사내 부부인 남편과 본인을 함께 권고사직시켰다"고 밝혔다.

A씨는 "만삭까지 일하다 출산휴가를 다녀왔는데 권고사직을 당했다"며 "복직을 하니 왕복 4~5시간 거리에 출장을 보내 창고 정리를 시키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까지 추궁했다"고 말했다.

#2. "임신해도 회의는 계속 참석하는 거죠? 출산하면 3개월을 비우게 되니 있는 동안에는 업무에 지장 없게 해줘요" B(중소기업 사무직)씨가 임신 후 직장 상사에게 들은 말이다. B씨는 "(출산·육아휴직을 요구하니) '몇 년간 출산·육아휴직을 쓴 관례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선배들 또한 배가 부를 때까지 모두 일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서울시 금천직장맘지원센터에서 발간한 사례집에 따르면 중소기업 여성 근로자들은 출산·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28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7년 육아휴직을 사용한 민간 기업 근무 여성은 7만8102명, 남성은 1만2043명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18세 미만 미성년자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는 지난해 기준 220만7000가구, 이 중 6세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는 85만7000가구다. 지난해 기혼 여성(15~54세) 취업자 554만9000명 중 '경력단절을 겪었다'는 답변도 37.5%(208만3000명)에 이르렀다.

홍은기 금천직장맘지원센터 노무사는 "법적으로 육아휴직 사용이 보장돼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노무사는 "당장 아이를 돌봐야하는데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승인해주지 않는다면 워킹맘들은 보통 세 가지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육아휴직을 포기할까?', '회사를 퇴사하고 아이를 돌볼까?', '노동부에 회사를 신고할까?'다"라면서 "대부분의 워킹맘들은 두 번째 방법(회사를 퇴사하고 아이를 돌보는 것)을 선택하고, 이 때문에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이 엄격해지는 한편 (출산 육아휴직을 승인해주지 않거나 불이익을 주는) 사업주들에 대한 처벌수위도 강화돼야 한다"면서 "일·가정 양립지원제도를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영세사업주가 부담없이 일·가정 양립지원제도를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도 구축돼야 한다"며 "대체 직원을 구하는 비용을 지급하는 등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국가 지원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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