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베트남으로 간 까닭
식품업계가 베트남으로 간 까닭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1.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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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와 비슷한 환경에 한류열풍까지 가세… "성장 가능성 높고 진입장벽 낮아"
▲ 베트남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한국 라면을 고르고 있다./사진제공=삼양식품.

최근 국내시장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가 신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수익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베트남'에 주목했다. 이들 기업은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과감히 투자를 감행하거나 현지 기업과 손잡고 윈윈 전략을 펼치는 등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에 주목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구 수 급감에 따라 '먹는 입'이 크게 줄어든 영향에다가 유통업계까지 각종 먹거리 PB 상품을 쏟아 내면서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음식 트렌드 역시 빠르게 변화해 하나의 상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기 어려워지는 등 성장 정체기를 맞은 것이 주된 배경이 됐다.

더불어 중국 경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은 시장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여기에 베트남 이전에 대대적이 투자와 진출이 이뤄졌던 중국에서 예상치 못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국면에서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영토 확장의 필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베트남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7.08% 증가해 2008년 이래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베트남은 인구 1억에 젊은 소비층이 많은 지역이다. 평균 연령은 27세로 한국 41세 보다 훨씬 젊다. 여기에 소비자 정서가 국내와 비슷하다는 점과 낮은 인건비,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기업 유치 정책 역시 '베트남 러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밖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 효과와 K-POP등의 영향으로 한류열풍이 국내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너지를 불러오면서 가능성이 한층 더 넓어졌다고 해석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 한국적인 맛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은 물론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있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한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프로모션 행사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삼양식품.

실제로 베트남에는 국내 식품 기업 아워홈, CJ제일제당, 삼양식품, 오뚜기 등이 대거 진출해 있다. 이들 기업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의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차별화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 지배력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아워홈은 베트남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모색했다. 지난 2017년 4월 베트남 법인 설립과 함께 1호 급식장을 수주하며 FS사업(외식사업)을 시작했다. HMR(가정간편식), 조미김 등 식품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하이퐁 지역 인프라 개발 전문 회사와 비즈니스호텔 임차 운영 협약을 체결했고, 2020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하기 위해 준비과정에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문화 한류’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식품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 성장 품목인 비비고 냉동식품, 김치 등을 중심으로 오는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 원 이상으로 키우고, 이 중 70%를 글로벌에서 달성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6조 원 규모의 글로벌 만두시장에서 현재 9% 수준 점유율을 15%대로 올려 글로벌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국내 라면 기업은 베트남 시장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은 라면 시장 규모가 연간 50억 개에 이르는 세계 5위 국가인데다가 1인당 53.5개를 섭취할 만큼 면 소비가 많은 나라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베트남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베트남 1위 유통사업자와 손잡았다. 베트남 유통분야 선두 업체인 ‘사이공 쿱’ 그룹과 현지 유통 및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양식품은 베트남에서 닭볶음 면을 필두로 짜짜로니, 김치 라면, 수타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50억 원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 1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뚜기도 지난 2007년 베트남 법인 설립을 통해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진라면, 북경짜장, 진짜장, 열라면 등 베트남전용 라면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 시장을 발판 삼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전초기지로 삼고 해외 수출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오뚜기 라면은 약 50억 이상 팔려나갔으며, 이를 통해 올 매출 목표 77억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라면의 경우 소용량 저가 제품이 주를 이루는 반면 한국 라면은 면발이나 패키지에 있어 퀄리티가 높아 인기가 좋다”면서 “특히 매운맛 제품과 같이 현지 제품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맛의 라면으로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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