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암보험 요양병원비 지급 논란
끝나지 않은 암보험 요양병원비 지급 논란
  • 윤아름 기자
  • 승인 2018.12.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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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화해요청서에 합의할 수밖에 없어” 청원…금소원 “전형적인 보험금 떼먹기 수순”
“대형 보험사들이 암환자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화해요청서를 내밀며 보험 살인을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암 입원비 지급할테니 화해요청서에 사인하라더니…‘차후 보험금은 수술, 항암, 방사선의 경우만 인정 한다’는 조항이 적혀있더군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A(61·남)씨는 “대형 보험사들이 암환자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화해요청서를 내밀며 보험 살인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아내 B(60·여) 씨는 2016년 여성암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요양병원 등을 통해 치료에 힘썼다.

A씨는 “2014년 이후부터는 약관에 ‘암의 직접 치료’라는 단어가 사용됐지만 우리가 가입할 당시에는 약관에 ‘암입원비 지급요건’이라고만 명시돼 있었다”며 “요양병원의 입원사실확인서와 주치의소견서를 제출했지만 C생명은 120의 입원일 중 26일치의 입원비만 지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C생명은 손해사정사를 보내 ‘암입원비 50% 지급에 동의하라. 동의하지 않으면 입원비를 지급할 수 없고, 소송을 하더라도 패소할 것이다’고 했다”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고, 암환자들이 모여 규탄 집회를 벌이는 등 보험사에 대항했지만 아직도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민원제기 후 C생명에서 보낸 화해요청서에는 ‘차후의 암입원비 지급은 암의 수술, 항암, 방사선의 경우로 함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약관에 따라 지급하라’고 항의했더니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암환자들은 치료 중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보험사들의 화해요청서들에 서명을 한다”며 “암환자들 대부분이 막대한 변호사 비용과 시간을 들여 소송을 할 수 없다는 상황을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암환자들과 생명보험사들은 요양병원비 보험료를 놓고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 왔다.

보험사들은 암보험 약관에 ‘암의 직접적인 치료일 때 보험료를 지급한다’고 규정했고, 요양병원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가 아닌 연명치료, 강화치료에 속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암환자들은 올해 3월 금융감독원에 집단 민원을 넣고 집회를 벌이며 보험사에 대항했다.

이 갈등은 지난 10월 금감원이 ‘암보험 약관 개선 추진 방안’을 내놓으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생명보험사들이 금감원 방침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특약 가입을 통해 요양병원 입원비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암보험을 판매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새로 보험을 가입하는 소비자들에게만 적용될 뿐 기존 가입자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기존 가입자가 요양병원 보험금을 지급 받으려면 개별적으로 민원을 넣거나 소송을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 달 암환자 민원인에게 요양병원비를 지급하라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당시 “모든 암환자들의 분쟁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민원을 개별적으로 다루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원 오세헌 보험국장은 “금감원은 암환자들을 도와주는 시늉만 했을 뿐 정작 해결해준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세헌 국장은 “1월부터 신규 가입자에 한해 약관을 바꾸도록 한 것을 대책인냥 내놓았지만 시위에 나섰던 기존 가입 암환자들은 구제를 받지 못했다”며 “현재로써는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기다려본 뒤 소송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소송을 하면 대형 보험사를 이길 수 있겠느냐”며 “환자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금감원밖에 없는데 금감원이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화해요청서에 대해서는 “보험사들이 근거 없는 이유로 보험료를 삭감하거나 지급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설명했다.

오 국장은 “보험사가 화해요청서를 가입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당초 약관에서 정한 대로 (보험료를) 못주겠다. 적정한 선에서 타협을 하자’는 의도”라며 “전형적인 보험금 떼먹기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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