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식 칼럼] 바보야, 월급보다는 직장이야
[송하식 칼럼] 바보야, 월급보다는 직장이야
  • 송하식(언론인)
  • 승인 2018.12.1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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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대한민국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전 대통령상 수상자 신지수씨(왼쪽)가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상장과 부상을 받고 있다. / 송하식(언론인)

대한민국 정부의 경제수장이 바뀌고,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질된 것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나라곳간을 마구 풀었는데도 국내 고용사정은 최악의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새 경제팀은 새해 경제운용계획 마련에 앞서 최근 잇따른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속도 조절과 광주형 일자리 확대 추진을 발표했다. 

경제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부임한 새 경제팀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소기업 영세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크게 부담이 된 최저임금 1만원 대통령 공약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탄력근무제 단위시간 연장으로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이른 바 ‘소득주도 성장’이란 설익은 경제정책이 막을 내린 것이다. 

이는 만시지탄이지만 올바른 선택이다.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영세한계사업장에게는 영업시간 단축과 휴·폐업으로 내몰리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두툼한 지갑’과 ‘저녁이 있는 삶’은 설령 소득주도 성장의 목표는 될지언정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취약계층과 저임근로자들에게는 일자리를 앗아가는 괴물이 될 뿐이다. 
   
비슷한 얘기일지 모르나 이에 대한 생각은 대학생, 창업 준비자, 장년층 등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같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 있어 그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필자는 제2회 대한민국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 본선심사의 국민평가단 일원으로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 10층 대강당을 찾았다. 

지금 이 곳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창업허브와 서울복지타운이 들어섰지만, 본래 대한민국의 기능인력 양성과 국가 기술자격제도, 국제 기능올림픽 참가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위치한 곳이었다. 지난 2014년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하기까지 이곳은 국가기술자격시험이 치러지는 곳으로 오르막 언덕길에는 곧 치러질 기술자격 수험서와 모의 시험지를 파는 노점상도 많았고 근처에 서울여중 서울여고 서울디자인고 동도중학교 등 학교가 포진하고 있어 문방구와 서점도 즐비했었다. 그런데 지금 입구 양쪽은 공덕SK리더스뷰아파트가 신축 중이다. 서울의 많은 지역이 그러하듯이 이곳도 재개발지역으로 변모하여 주상복합 거주지역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젊음과 활력이 넘쳤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아쉬움과 함께 활력을 잃어가는 서울이 걱정스럽다. 
 
이날 본선심사는 국민평가단 30명을 처음으로 구성하여 국민평가 50%와 전문가심사 50%를 합산, 고득점 순위로 수상작 9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목희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수상작을 국민눈높이에서 선정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지난해보다 100여 편이 많은 382편이 응모한 것은 국민들께서 일자리 부족에 대한 답답함과 함께 일자리 정책에 대한 기대와 관심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수상작을 소개하면 최우수상은 ‘빈집관리서비스와 관련한 일자리 제언’이었으며 우수상 두 편은 ‘신중년 맞춤형 일자리 직업훈련교사’와 ‘넛즈 효과를 이용한 이색골목 가로등 설치’, 그 밖에 ‘아기부모 돌봄이’ 등 장려상 6편 등이다. 9편의 수상작 모두 고용규모에 더 큰 목적이었지 임금수준은 문제가 아니었다. 월 급여는 200만원 안팎으로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했다. 이들은 인생2모작 대비를 비롯해 전통시장과 우리 농업 살리기, 일자리와 저출산 문제 동시해결, 안전한 학교길 지킴이, 돌봄 교실, 청년창업 등을 제안했다. 사회적 가치와 취약계층과 여성의 참여 확대 등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성윤모 신임 산업부장관은 전국적으로 광주형 일자리 같은 상생형 일자리를 오는 2022년까지 2만6000개 만들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전북에 수소차, 신재생에너지, 중고차 수출단지 ▲부산·경남에 전기차와 반도체 클러스터 ▲광주·전남에 한전을 활용한 전력산업 클러스터 ▲대구·경북에 홈 케어 가전과 자율주행차 등 14개 프로젝트 추진 등이다. 

광주형 일자리란 광주광역시가 지역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최초 제안한 사업으로, 기업은 값싼 임금으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깎인 임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리·후생 지원을 통해 보상해주는 것이다. 당초 취지는 광주에 새로 완성차 공장을 짓되, 임금을 절반으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지만, 신규 투자를 꺼리는 재계와 근로조건 저하를 걱정하는 노동계가 모두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경제에 답은 없는 것일까. 1992년 42대 미국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의 그 유명한 공약,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가 다시금 떠오르는 2018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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