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참변 '일산화탄소' 원인…경보기 설치 의무 없어
강릉 펜션 참변 '일산화탄소' 원인…경보기 설치 의무 없어
  • 박철중 기자
  • 승인 2018.12.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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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점검도 가스누출 여부만 확인…배기구 점검은 빠져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의 가스보일러가 배기관과 연결이 어긋나 있다. / 강릉소방서 제공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7명 부상 학생 중 2명이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학생들도 자가호흡을 하거나 의료진 명령에 반응하는 등 점점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3 남학생 10명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한 이 사건은 당초 보일러 배관통에서 새어나온 가스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시행한 1차 현장 감식에서 보일러와 배기구인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어긋난 사이로 다량의 연기가 새나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기 성분과 검출량은 국과수와 가스안전공사 2곳에서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참변의 원인이 가스보일러 배기가스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보일러 안전 규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일산화탄소를 측정하는 경보기 설치 규정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겨울철 난방의 주원료로 사용된 연탄이었을때보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사가 대폭 줄어들긴 했지만, 가스보일러로 인한 사고도 매년 발생하고 있다.

가스보일러(도시가스, LPG)로 인한 사고는 2013~2017년 5년간 총 23건 벌어졌다. 이중 14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도시가스로 인한 사상자는 38명(사망 8명, 부상 30명)이었고 LPG도 11명(사망 6명, 부상 5명)이나 됐다.

특히, 강릉 펜션 사고처럼 배기통 이탈 등으로 일산화탄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중독사고는 17건(74%)에 달했다.   

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어긋난 배관과 연통 등이 주된 이유다. 배관 부실은 대부분 노후화된 보일러에서 발생하는데, 우리나라 전체 가스보일러 1300만대 중 10년 넘은 노후 보일러는 15%가량인 195만대나 된다.

가스보일러 제조사들은 1년에 최소 두 차례 점검과 청소를 권장하지만 법적인 제재가 없어 이를 지키는 가정은 전무한 실정이다. 

해마다 두 차례 방문식으로 이뤄지는 도시가스 점검 역시 보일러 주변 가스누출을 체크할 뿐 연통은 점검하지 않는게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경보기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다만 지난 9월부터 야영·캠핑장 설치는 의무화 됐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학교나 지하철, 호텔, 아파트 등 사람이 많은 시설은 반드시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제재도 가능하다. 가정집의 경우는 법적 제재가 없으나, 대신 노후 보일러나 가스배관 점검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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