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도 당한 메신저피싱…"엄마, 매니저에게 송금해줄래?"
루나도 당한 메신저피싱…"엄마, 매니저에게 송금해줄래?"
  • 윤아름 기자
  • 승인 2018.12.18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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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피싱 피해액 1년 새 273% 증가…피해자 "피싱범 재산몰수 연내 시행" 청원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이돌 루나가 게재한 메신저피싱 사례와 금융위가 내놓은 메신저피싱 주요 사례/사진=루나 인스타그램, 금융위 제공

“핸드폰이 고장 났어…엄마가 대신 이체해주면 안돼?”

최근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해 38억6000만원에서 올해 144억1000만원으로 273.5% 증가했다. 피해건수도 915건에서 6764건으로 껑충 뛰었다.

메신저피싱은 이름·프로필사진을 도용해 어투를 모방하면서 휴대폰 고장 등을 이유로 통화를 회피하고, 300만원 이하의 소액을 타인의 계좌로 송금하도록 요구하는 특징을 가졌다.

특히 자녀나 조카 등을 사칭해 거절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한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지난 17일에는 아이돌그룹 에프엑스의 루나가 SNS를 통해 메신저피싱 피해 사례를 밝히기도 했다. 루나가 공개한 메신저에서 범인은 “연말 행사하느라 정신이 없다…엄마가 대신 매니저에게 570만원을 송금해달라”며 루나를 모방해 범행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사례에서도 “급히 결제할 일이 있으니 엄마가 이체해달라”, “인증서가 오류다”, “핸드폰이 고장났다”, “오늘 중에 돌려줄테니 대신 이체하라” 등 가족과 지인을 빙자해 이체를 유도하고 있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메신저피싱 예방을 위해서는 지인이 메신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전화로 본인 및 사실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3340억원) 또한 지난해(1816억원)보다 83.9%(1524억)증가했다. 피해건수도 3만8293건에서 5만4973건으로 43.6% 늘었다.

대포통장 피해건수는 지난해(3만5155건)에 비해 35.2%(1만2365건) 늘어난 4만7520건이었다. 보이스피싱을 이용한 대출사기 피해액은 지난해 1808억원에서 올해 2354억원까지 불어났다.

보이스·메신저피싱 피해자들은 “법원과 검찰의 ‘솜방망이 처벌’이 범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한 피해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연내에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법에는 사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자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야만 한다”며 “승소하더라도 범인의 은닉재산과 차명계좌가 많아 피해회복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재판에서 서 배상명령제도가 있지만 피고인의 배상책임 여부와 범위를 엄격히 따지고 재산은닉 가능성이 여전해 피해자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며 “오랜 법정 다툼으로 전 재산과 생업을 잃고 길거리에 나앉은 피해자들의 고통을 헤아려 달라”고 토로했다.

피해자는 “동종범죄 재범률이 75.9%인데 반해 미회수 비율은 83%나 된다고 하니 한번 사기를 당하면 다시는 회복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금도 합법을 가장한 미등록·비인가 업체들이 서민, 청년, 주부, 퇴직자 등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있고, 최근에는 신종 보이스피싱,  불법다단계, 가상화폐 사기까지 더해져 서민들을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시작한 이 청원은 18일 현재 6260명이 서명했다.

이에 금융위는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대포통장을 주고 받는 일에 연루된 이들을 강력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우선 대포통장 양수도에 대한 처벌을 징역 3년이하에서 5년 이하로 늘리고, 범죄조직에는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한다. 대가를 전제로 통장의 매매·대여를 권유·중개하거나 계좌번호 등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대여해주고 피해자금을 전달하는 행위도 처벌한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금 전달 등에 단순 편의를 제공한 행위 또한 제재 대상이다.

채권소멸·환급절차로 인한 사회적 비용 대비 편익이 낮은 경우 채권소멸절차를 개시하지 않는 근거도 마련한다.

사기이용계좌 잔액이 1000원 이하로 피해구제가 어렵고, 우편료 등 절차 비용이 더 높은 경우 등에 해당한다. 단, 이 같은 경우에도 피해자가 피해금 환급을 원하면 채권소멸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금융 당국은 해외에서 발송된 메시지나 친구 등록이 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메시지 수신을 제한하고, 피싱에 연루돼 선불업자를 통해 은행간 직접 계좌이체를 할 경우 은행이 지급정지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대포통장을 손쉽게 마련할 수 없도록 인터넷전문은행 비대면 계좌 개설시 신분증 진위여부 절차도 강화한다.

내년 중으로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데이터 활용 체계(금융범죄정보 공유 등)를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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