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9 수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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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vs 파견·용역 근로자 갈등 '불안한 봉합'…일부 직군 반발자회사 통한 정규직 전환 진행…시설경비·관리 직군 근로자, 채용절차 거부
기업은행이 지난 몇 달간 파견·용역 노동자들과 정규직 전환을 놓고 눈치싸움을 벌이다 결국 자회사 설립을 통한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택배가 오면 경비원들이 일일이 택배 분류를 한 뒤 사내 메신저로 ‘찾아가라’고 전달해요. 그런데 택배가 분실되면 그 책임을 경비원들이 져야 했습니다.”

6일 공공연대노조 배재환 IBK기업은행 지부장은 이같이 말하며 “‘내 집 앞 눈은 가족들이 치우는 것’이라더니 은행 직원들은 코빼기도 안 보였다”며 “눈이 오는 날이면 경비원들이 새벽부터 나와 눈을 치워야 했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지난 몇 달간 파견·용역 노동자들과 정규직 전환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지난 달 기업은행은 홈페이지에 ‘(주)IBK서비스’ 채용 공고를 내고 청소·영업점경비·안내·주차관리 등 직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 지원 자격은 ▲고용승계대상(2017년 7월 20일 기준 근로자 중 2018년 10월 24일까지 근무 중인 용역 근로자) ▲제한경쟁대상(2017년 7월 20일 기준 근로자 중 계약만료에 따른 퇴직자, 퇴직 발생에 따른 대체자로 10월 24일 현재 근로중인 자)이다.

기업은행은 인력 관리 자회사인 (주)IBK서비스를 통해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고용승계대상은 서류심사, 제한경쟁대상은 서류심사와 면접전형을 거친 후 선발한다. 급여는 노사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단, 이번 채용은 사측의 ‘자회사 설립을 통한 채용 방침’에 동의한 직군에 한해 이뤄진다.

현재 시설경비·시설관리 직군 근로자들은 기업은행 측의 고용 방침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은행 측이 용역 근로자들의 요구사항은 전혀 반영해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채용공고를 게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근무 지시’ 정황에 관해서 항의해도 기업은행은 변명만 늘어놓을 뿐 제대로 된 해명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지난 달 기업은행은 홈페이지에 ‘(주)IBK서비스’ 채용 공고를 내고 청소·영업점경비·안내·주차관리 등 직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사진=기업은행 홈페이지 채용공고 캡쳐

시설관리노조 김웅 기업은행지부장은 “현재 사 측은 ‘따라올테면 따라오고 말면 말라’는 식으로 용역 직원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평행선만 긋고 있다”며 “시설관리 198명, 시설경비 130명 정도가 사 측의 자회사 간접고용 방침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이제 우리는 자회사 간접고용을 수용하되 ‘현재 기업은행이 갖고 있는 7개의 자회사만큼의 복지혜택이라도 누리게 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사 측은 ‘지금 복지 수준을 그대로 유지 하겠다’는 방침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비원들에게 은행 직원들이 직접 업무지시를 내렸다는 정황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주 업무 외에 시키는 일이 허다하다”며 “눈 치우는 일부터 기업은행 행사에 필요한 책상을 나르는 일 등 시설관리 업무와 상관없는 부당한 지시를 여러번 했다”고 말했다.

공공연대노조 배재환 기업은행지부장은 “일부 용역근로자들은 아직 사 측과 갈등을 겪는 중인데 (공고를 낸 것은) 반대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겠다는 심산”이라며 “사 측은 우리의 요구를 ‘무리하다’고 일갈할 뿐 협의다운 협의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배 지부장은 “(은행 직원이 직접 근무 지시를 내리는 것은) 일상적이고 지금도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며 “불법 근무 지시 의혹이 불거지자 은행 측은 ‘한 두 번 그랬다’는 식으로 해명을 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에 경비로 근무한다는 A씨는 “평소 (은행 직원들의 지시로) 불법적인 심부름이나 동전업무, 마트, 우체국 등 모든 잡무를 한다”며 “하지만 은행 측에서는 경비업무만 한다고 (업무내용 확인을 위한) 사인을 받아갔다”고 토로했다.

B씨는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를 경비원들에게 시키는 게 대부분”이라며 “계좌신청서, 형광펜 칠하기, 현금지급기관리, 상품설명 등 텔러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을 우리에게 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은행 측은 “자세한 사항은 추후 노·사·전문가 협의기구를 통해 지속 협의할 예정”이라며 “용역(경비)직에 대한 원청의 직접적인 업무지시·인사평가 개입 등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아름 기자  aruumi@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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