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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복 칼럼] 청년이 개척할 미래는 정녕 없는가
  • 강희복(전 대통령 경제비서관)
  • 승인 2018.11.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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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가 청년 창업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시장은 우리 생활의 무대다. 모든 물건과 서비스는 시장을 통해 공급되고 소비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시장에서 한자리(직장이건 직업이건), 즉, 기회를 잡지 않으면 일과 소득을 얻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시장 대부분이 어른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이미 국민소득 3만달러 수준을 넘었기에 어른들로 꽉 차있는 것이다. 어른들은 바로 대기업과 납품업체의 연결망이거나, 의사, 변호사 등 전문가단체 혹은 노동자단체들이다. 거기에 정부의 행정규제가 가세해 질서라는 이름으로 기성세대들의 이익을 보호한다. 그러니 청년들이 시장에서 새로운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애초에 어렵다.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만큼 어렵기에 청년 창업성공이 뉴스가 된다.

청년에게는 어른들에게 생소한 새로운 산업이 필요하다. 어느 나라나 선진국들은 시장이 성숙하였기에 늘 새로운 시장은 첨단과학기술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를 사업화로 성공시키는 몫은 청년들에게 돌아갔다. IT산업만 해도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등의 성공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과학기술 발전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첨단일수록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경쟁력있게, 시장에 들어올 사업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구세대와 신세대는 이런 첨단산업으로 시장과 경제력을 이어받으며 경제발전 및 사회적 안정을 이룩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우리는 어떤가? 첨단산업은 항상 있어왔지만 누구들의 몫이었나? 혹시 청년들이 첨단산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정부 규제가 앞서고 있지 않은가? 대기업이 시장에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은 젊은 창업자들이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가상화폐, 차량공유 등을 보면 정부 규제로 크게 위축됐다. 줄기세포, 원격의료, 드론, 요트 등은 규제 벽에 걸음을 멈춘 지 오래다. 반면에 “중국에선 정부의 무규제 원칙 덕분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산업 분야 스타트업이 3.5일에 하나 꼴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등극하고 있다”(조선일보 2018.10.26. 참조).

지금 청년실업자가 43만명을 넘는다. 이는 전체 실업자의 38%가 청년임을 뜻하며, 지난 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체감 실업률은 23%이어서 청년 5명 중 1명꼴로 ‘사실상 실업’ 상태라 한다.(중앙일보 2018.9.12.참조) 이런 청년실업 상황은 현재가 국가적 위기임을 말한다. 청년이 젊은 시기에 실업에 빠진 것은 시장의 경험과 지식 습득을 가로막아서 장래의 높은 소득을 어렵도록 만든다. 우리나라의 미래 자체를 어둡게 하는 것이다.

더 한심한 것은 정부와 어른들의 의지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는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 벌써 오래전부터 계속되는 상황인데도 손을 놓고 있다. 혹시 자신들에게 피해가 올까봐 주저하는 것이다. 획기적으로 청년에게 양보하는 대책을 내놓지도 않았고 그나마 몇 가지 반복되는 대책마저도 실행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첨단산업을 정부가 지정하고 육성·지원한다고 생색을 내지만 청년 만에게 유리한 기회는 따로 없으며, 지원정책의 속은 정부 규제로 차있다. 청년이 파고들 여지를 봉쇄하는 것이다.

이제 서둘러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청년이 유리한 시장을 즉시 열어주는 것이다. 청년에게 사업 기회와 장소를 열어주면 된다. 먼저 청년에게 유리한 기회를 만드는 하나의 방안이다. 깊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청년들이 정부규제를 우회하는 길을 만들자. 법령의 개정 전이라도 행정부가 집행의지만 있다면, 모든 사전규제를 조건부 사후규제 식으로 청년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중국의 ‘무규제’를 본받아, 먼저 사업에 착수하도록 하고 적당한 시간이 흐른 뒤 규제요건을 충족하는지 검토한 뒤 정상화하는 방안이다. 특히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청년들이 사전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조건부로 정부의 예정된 지원을 먼저 받게 하고, 충분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충족하도록 양보한다면 많은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창업 공간을 지원하는 방안도 청년 친화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대도시 중심으로 지원하면 비싸고 협소하여 청년의 도전 의욕이 꺾일 수 있다. 3면이 바다고 세계에서 4위로 많은 섬을 가진 우리나라다. 하지만 아직 바다와 섬은 육지만큼 모빌리티가 발전하지 못하여 낙후지역이거나 무인도로 떨어지고 있다(중앙일보 2018. 9. 2. 참조). 

이제 청년들에게 파격적 우대로 혹은 무료에 가깝도록 바다와 섬(특히 무인도)을 이용하도록 열어주자. 국토이용을 육지에서 바다까지로 확장하는 최초의 시도에 청년이 참여하는 것이며, 모빌리티 혁명에 기여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드론, 수륙양용 자동차 및 항공기, 위그선, 요트, 수상가옥 등은 유튜브에서 모빌리티 단골 아이템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융합 첨단산업이며 고부가가치인 이들 사업기회를 놓치고 있다. 현재의 초연결사회, 인터넷 세상은 청년에게 장소의 제한을 풀어주므로, 5명 이상(예: 청년개척단) 모이면 섬에의 이주를 환영해줄 필요가 있다. 청년이 모여서 섬 생활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의료는 원격진료로, 교육은 홈 스쿨로, 금융은 인터넷으로, 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로 폭넓게 허용하면 된다.

지구온난화로 바다 수위가 조금씩 높아지면 지구 곳곳이 섬으로 변할 것이므로, 청년에 의해 모빌리티의 미래 산업을 개척하고 선점하자. 낙후된 섬 마다 청년개척단을 모집하자.

강희복(전 대통령 경제비서관)  womaneconom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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