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1 화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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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명·박경준·이정원 '70주년 여순사건' 오페라로 재조명한다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 10월20~21일 '1948년 침묵' 공연...강혜명 '각색자'로도 참여 눈길
소프라노 강혜명, 바리톤 박경준, 테너 이정원(왼쪽부터)이 여순사건 70주년을 맞아 10월 20일과 21일 무대에 올리는 창작오페라 '1948년 침묵'의 주인공을 맡는다.

소프라노 강혜명의 고향은 제주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그에게 제주는 '4·3'의 아픔을 간직한 섬이다. 안타깝게도 무려 3만명의 무고한 제주도민이 희생된 1948년의 비극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게 뭐야'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그래서 기꺼이 4·3유가족 홍보대사를 맡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향사랑을 이렇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여순'도 4·3과 똑같다. 1948년 10월 19일 전라남도 여수와 순천에서 발생한 여순 역시 올해 7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이 이 슬픔을 모른다. 그래서 여순사건을 다룬 오페라 '1948년 침묵'을 만든다고 했을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각색자로 참여했고 또 주인공 연숙 역까지 맡았다.

“제주 4·3과 여순은 근현대사의 아픔을 함께 나눈 형제입니다. 그래서 강해수 예술감독이 여순사건을 배경으로 한 창작오페라 작업을 제안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어요. '여순1019'를 여순사건으로 볼 것이냐, 여순항쟁으로 볼 것이냐라는 이념적 논쟁은 잠시 떠나, 오직 예술적 시각으로 희생된 시민들의 넋을 기리며 그날의 아픔을 서로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까지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대한민국에 왜 절대적으로 평화가 지켜져야하는지 다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강혜명이 특히 이번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 이유다. 역사에 대한 엄청난 채무 의식이 아니라 그저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간절함이 여기로 이끌은 것이다.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여순사건 70주년을 맞아 창작오페라 '1948년 침묵'을 오는 10월 20일(토)과 21일(일) 오후 7시 여수 GS칼텍스 여울마루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강혜명, 박경준, 이정원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기쁜 마음으로 힘을 보탰다.

'1948년 침묵'은 현재까지 제대로된 명칭조차 갖지 못한 채 ‘사건(incident)’으로 남아 있는 여순사건을 재조명하고 그 속에서 희생된 무고한 시민의 아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극심한 이념 논쟁 때문에 침묵해야했던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담았다.

이야기는 77세 할머니 연숙이 TV에서 이념적 대립으로 벌어진 씻을 수 없는 근현대사의 아픔 '여순1019’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시작된다. 방송을 보며 자신이 일곱살이었던 1948년 10월 19일, 자신을 제외한 온 가족이 학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그 트라우마로 70여년을 살아온 자신의 삶과 기억을 떠올린다. 밤마다 악몽을 꾸게 되고 애써 외면하려 했던 과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연숙은 스스로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여수로 떠난다. 그러다 여순사건 70주년 추모식에서 우연히 친구 영희를 만나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 문정숙 대표는 작품을 올리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내비쳤다.

“지역 민간오페라단이라 한계가 많았습니다.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가수, 연극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1년전부터 문화예술위원회와 전남문화관광재단 사업공모에 선정되어 국가보조금을 받아 어렵게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죠. 아픈 역사를 경험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바른 역사조명과 진상파악, 명예회복, 과거사 청산문제는 물론 여순1019특별법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록 지방에서 올리는 오페라지만 출연진은 세계 정상급이다.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산카를로 오페라극장이 올린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로 열연한 소프라노 강혜명이 연숙으로 출연한다. 여순 학살을 주도한 희대의 살인마 김종원 역은 대한민국오페라대상 남자 주역상에 빛나는 바리톤 박경준이, 시민사회운동가로 여순의 정명(正名)을 위해 애쓰는 문우영 역은 세계 4대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밀라노 라스칼라 오페라극장에서 한국인 테너 최초로 데뷔한 이정원이 맡았다. 

연숙의 남편 성민 역은 바리톤 오현승이, 연숙의 할아버지 역은 베이스 황예성이, 연숙의 언니 연화의 소꼽친구인 영희 역은 소프라노 김민희가, 연숙의 아들이자 방송국 피디인 정우 역은 테너 이우진이, 연숙의 딸로 어리광이 많은 민아 역은 소프라노 정곤아가 활약한다.

연출은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분 최우수 연기상에 빛나는 배우 출신 이상직 연출가가 맡는다. 원작 주철희, 작곡 최정훈, 지휘 이경호도 함께 했다.

티켓 구매는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으며 여수 지역에서는 여천 청음악기, 웅천 여수악기, 여서동 크리스찬백화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다. 티켓 문의 010-3640-5556, 010-3623-4448.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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