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0.18 목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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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로 간 '피가로의 결혼'···'갑의 횡포 단죄하는 을의 혁명' 재해석정선영 연출로 10월12~14일 공연...정동효·김주혜·김경천·여지영 등 출연
공연예술창작소 ‘예술은감자다’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10월12일~14일 무대에 올리는 가운데 ‘잘못된 관습의 시대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야외 퍼포먼스를 지난 9월 17일 왕십리역 일대에서 펼치고 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10월12일~14일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잘못된 관습의 시대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야외 퍼포먼스를 지난 9월 17일 왕십리역 일대에서 펼치고 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조선시대로 날아간다.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호시탐탐 남의 여자를 노리는 알마비바 백작을 혼내주는 피가로, 수잔나, 백작부인의 활약을 요즘 한창 사회문제되고 있는 갑을관계에 빗댔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이들 세사람의 통쾌한 복수극이 '갑의 이기심을 깨닫게 하는 을의 혁명과 연대'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선보인다. 

고전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맛깔스럽게 재해석하는 공연예술창작소 ‘예술은감자다’가 오는 12일(오후 7시30분)·13일(오후 4시)·14일(오후 4시) 세차례에 걸쳐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성동문화회관 소월아트홀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린다.  

◆ 시간·공간적 배경 뛰어 넘는 연출로 '우리시대 갑의 횡포' 조명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10월12일~14일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잘못된 관습의 시대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야외 퍼포먼스를 지난 9월 17일 왕십리역 일대에서 펼치고 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10월12일~14일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잘못된 관습의 시대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야외 퍼포먼스를 지난 9월 17일 왕십리역 일대에서 펼치고 있다.

'피가로의 결혼'은 알마비바 백작이 집안일을 하는 하녀 수잔나에게 눈독을 들이면서 시작한다. 문제는 수잔나가 백작의 하인 피가로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라는 것. 또한 이 작품의 전편 격인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백작이 피가로의 도움으로 결혼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이런 흑심은 모두의 공분을 살만하다.

알마비바 백작이 수잔나를 탐할 수 있었던 것은 평민이 결혼할 때 영주가 신랑보다 먼저 신부와 첫날밤을 치를 수 있었던 악명 높은 ‘초야권’이 실제 중세 시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권리지만 원작의 초연 후 3세기나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자본가들의 갑질’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등 갑을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 정선영 연출가는 분노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백작은 무릎을 꿇으며 진심어린 참회로 ‘용서해주오, 부인(Contessa, perdono!)’을 노래하며 상처받은 우리 모두를 위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그렸지만 정선영 연출가는 그 밑바탕에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음에 주목했다. 그래서 진정한 개혁의 몸짓을 담아내려는 의도로 작품 마지막에 모든 출연진이 극장 밖으로 달려나가게 연출했다. 

또한 공연에 앞서 이러한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알리고자 단원들 모두 실제 극장 밖으로 나가 ‘잘못된 관습의 시대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야외 퍼포먼스 '오페라, 세상 밖으로!'를 지난 9월 17일 왕십리역 일에서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대극장 공연을 소극장화해 관객과의 공감·소통 기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10월12일~14일 무대에 오르는 가운데 ‘잘못된 관습의 시대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야외 퍼포먼스를 지난 9월 17일 왕십리역 일대에서 펼치고 있다.

이번 '피가로의 결혼'은 정 연출가가 2010년 예술의전당 대학오페라축제 개막작으로 공연한 작품을 소극장화해 선보이는 것이다.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를 대극장이 아닌 소극장에서 공연함으로써 무대와 관객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혀 출연자와 관객이 밀도 높은 공감과 소통을 할 수 있다.

특히 정 연출가의 '피가로의 결혼'은 2010년 초연때 조선시대로 시대를 가져가 전통 마당극 형식으로 연출해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18세기 프랑스대혁명 시기 유럽의 신분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 원작자 보마르셰의 의도를 조선시대 봉건주의로 배경을 옮겨 전통적 풍자극인 마당극 형태로 재현해 신분제도의 폐해에 대한 비판과 풍자의 강도를 높인 것이다. 

또한 실제 나무와 직접 손으로 그린 민화 같은 무대장치가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작품 전체의 이야기를 설정하고 이끌어가는 '아니리(창을 하는 중간중간에 이야기하듯 엮어나가는 사설)' 역할의 자막은 옛 한국화의 우측 상단에 쓰여진 시어와 함께 무대 그림의 일부로 배치되어 배우의 움직임과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즉 판소리의 아니리를 연상시키는 ‘사이 자막’이 극의 배경과 주제를 제시하고 강화해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이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공연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로 줄였고 노래는 원작 그대로 이탈리아어로 부른다.

출연진도 원작의 깊이를 더 잘 느끼게 해줄 수 있도록 밀도 높은 연기와 노래, 실내악 앙상블의 하모니를 잘 이뤄 작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실력파 오페라가수로 구성했다.

‘피가로’ 역을 맡은 바리톤 정동효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비냐스 국제성악콩쿠르와 중앙음악콩쿠르 등 다수의 콩쿠르에 입상하고 뮤지컬 '레베카' '팬텀', 오페라 '쉰 살의 남자'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예술의전당 기획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파미나’ 역으로 출연한 소프라노 김주혜가 ‘수잔나’ 역을 맡아 열연한다.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를 졸업 후 국립오페라단, 광주오페라단, 성남문화재단, 서울시오페라단의 다수 오페라에 출연한 바리톤 김경천이 ‘백작’ 역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최고점으로 졸업하고 2017년 예술의전당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을 맡았던 소프라노 여지영은 ‘백작부인’ 역을 맡았다. 

베이스 이대범이 ‘바르톨로’ 역을 맡아 작품에 다채로운 색채를 더한다. 이 외에도 ‘마르첼리나’에는 메조소프라노 박지나, ‘바질리오’네는 테너 도지훈, ‘안토니오’에는 베이스 강필구, ‘바르바리나’에는 김상은과 김은총이 출연한다.

지휘는 구모영이 맡았고, 아마빌레콰르텟과 함께 피아노는 김민정, 김지은이 기악 반주로 맡았다.

연출을 맡은 예술은감자다의 정선영 대표는 “익숙한 고전을 통해 오늘 우리의 숨겨진 몸부림이 위안받게 되기를 바란다”며 “오페라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기적이고 부당한 모욕에 경종에 울릴 것이다”라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공연 예매는 인터파크 및 성동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하면 되며 전석 3만원이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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