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1.19 월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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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갑질 논란 거센 후폭풍낙관했던 매출 1조클럽 가입 불투명·혁신형 제약기업 재승인에도 불씨 남아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의 대웅제약 본사의 모습.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73년 전통의 대웅제약이 오너 갑질 논란으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거센 후폭풍과 마주하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의 폭언과 욕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고 급기야 윤 회장은 회장직을 내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8월 27일 YTN이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직원에게 폭언을 쏟아낸다.

윤 회장은 "정신병자 X의 XX. 난 네가 그러는 거 보면 미친X이랑 일하는 거 같아. 아, 이 XX. 미친X이야. 가끔 보면 미친X 같아. 나 정말 너 정신병자랑 일하는 거 같아서"라는 말을 내뱉는다.

심지어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윤 회장이 욕설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말끝마다 이 XX, 저 XX, 그러다가 병X XX, 쓰레기 XX, 잡X, 미친X, 정신병자…. 살인충동을 느끼게 하는 XX, 여기서 뛰어내려라, 한 번 더 그러면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린다" 등의 발언을 들었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문제는 대웅제약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이 같은 폭언이 일상적일 정도로 잦았다는 데 있다. 1년 전에도 윤 회장의 지나친 언사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그 증거로 대웅제약의 핵심 인재가 이탈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대웅제약에서 25년을 근무한 A씨가 경쟁 제약사 부사장으로 이직하고 또 다른 임원도 경쟁 제약사로 떠났다는 것이었지만 당사자들이 부인하거나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녹취파일 공개로 비롯된 욕설 논란은 차원이 달랐다.

위기감을 인식한 대웅제약은 서둘러 윤재승 회장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 회장은 “자신의 언행과 관련하여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고 업무 회의와 보고과정 등에서 경솔한 언행으로 당사자 뿐 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신 다른 분들께도 상처를 드렸다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책임을 지고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퇴진을 분명히 했다.

운 회장은 이어 “대웅제약은 공동대표(전승호, 윤재춘)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 하에, 임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재승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 재학 중인 지난 198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6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서울대 재학 시절 사법고시 통과를 할 정도로 머리가 굉장히 비상한데다가 검사 생활까지 했기 때문에 윤 회장의 폭언에 대해 대웅제약 직원들이 쉽게 문제를 제기하기에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매출 1조클럽 가입 불투명·해외 M&A 제동·불매운동 등 ‘휘청’

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웅제약의 실적은 최근 급 하락하고 있다. 지난 3년동안 대웅제약은 매출이 14.4%증가했다. 8397억원에서 9603억원까지 증가하면서 국내 매출액 4위 제약사로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윤 회장의 욕설 파문이 터진 이후에 불매운동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2분기 영업이익이 동기 대비 28.3% 하락한 100억2000만원을 나타냈고 현재 다양한 사회적인 시선들을 고려했을 때에는 3분기 영업이익도 연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해외 M&A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오너리스크 사건이 터지면 아무리 좋은 조건이어도 M&A를 철회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 관계자도 “M&A시 자금력 뿐만 아니라 기업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데 이런 일이 터지면 결과적으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손실과 타격을 입는다”면서 “윤 회장의 파문으로 해외 M&A의 추진 동력이 사라진 상태”라고 전했다.

여론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윤 회장에 대해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고 대웅제약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매출 1조클럽에 가입되는 것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불매운동으로 급격하게 번지지 않도록 조기에 회장직을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의 대웅제약 본사의 모습.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 갑질논란 전 통과…벌금형 받으면 ‘박탈’ 가능성

보건복지부는 현재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 하반기 4번째 신규 신청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신규가 아닌 갱신 대상 회사로 지난 6월 재인증을 이미 통과한 상태다.

혁신형 제약기업이란 제약분야에서 정부의 인증을 받는 기업을 뜻한다. 지난 2012년 3월 31일 시행된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약개발 R&D 역량과 해외 진출 역량이 우수하다고 인증된 기업에 선정되는 것이다.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되면 정부로부터 국가 R&D 사업 우선 참여권을 갖고, 세제 지원을 받으며 약의 가격 결정 시 우대혜택이 있다. 또한 정책자금 우선 융자대상이 되고, 해외 제약 전문 인력 채용 시 지원대상이 되며 연구시설 입지 규제 완화 등의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효력은 3년간 유지되는데, 인증기업은 '혁신실행 3개년 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3년 후 그동안 이행실적을 평가받아 재지정 여부가 가려진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재인증을 통과해 2018년 6월 20일부터 2021년 6월 19일까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승인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윤 회장의 욕설파문이 8월에 터지면서 대웅제약이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서 탈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부터 사회적 책임 및 윤리기준을 강화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개정안을 마련해 시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4월부터 강화된 기준에 따르면 ‘상법상 등기이사나 감사를 맡은 제약업계 임원이 횡령, 배임, 주가조작을 하거나 하위의 임직원에게 폭행, 모욕, 성범죄 등 중대한 비윤리적 행위를 저질러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경우, 3년간 혁신형 제약 기업 재인증을 받을 수 없거나 취소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다시 말해, 윤 회장이 벌금형 이상의 선고를 받을 경우 대웅제약의 혁신형 제약 기업 인증이 공중으로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너의 경우에 아무리 갑질을 하더라도 사실상 벌금형이 아니라 초범의 경우에는 집행유예나 불기소처분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우리나라 사회의 현실”이라면서 “윤 회장의 폭언과 욕설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지만 윤 회장은 법률 전문가에다가 현실적으로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 이상 풀려나오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 회사에 그렇게 헌신하는 직원에게 폭언을 하는 것이 너무 쉽게 용서가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피해 당사자가 직접 고소할 경우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운이 좋거나 법률 전문가이기 때문에 풀려나더라도 3년 후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대적인 수습책이 없이는 대웅제약의 앞날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3년 후에 있을 일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드릴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재인증 받은 것을 확인한 상태이지만 앞으로의 영향 여부에 대해 인증을 부여받는 입장에 있다 보니 답변을 뭐라고 드려야 할 지 모르겠고 말씀드릴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 아버지가 우루사로 키운 회사, 아들 ‘폭언’으로 위기

대웅제약의 창업주는 윤영환 명예회장이다. 윤 명예회장은 약국을 운영하다가 사업을 시작해 간기능 개선제로 유명한 우루사를 앞세워, 대웅제약을 현재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은 대웅제약은 제약회사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지만 윤 회장의 폭언으로 그만두었다는 직원이 지난 2~3년 동안 최소 100여명에 이른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욕설파문으로 아버지에게 결과적으로는 불효하게 됐다”면서 “지금 대웅제약이 휘청이고 있는데 이 사태가 수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유야무야 되거나 대웅제약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매출은 물론, 3년 후 재인증 심사에서 탈락하는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웅제약 측은 "회장님이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입장 그대로이다"라면서 “회장님의 일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개별적으로 확인을 하거나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드릴 말씀은 없다. 앞으로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대웅제약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혜원 기자  yhwr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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