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노회찬 죽음 헛되지 않도록 드루킹 사건 철저히 수사하라
[시론] 노회찬 죽음 헛되지 않도록 드루킹 사건 철저히 수사하라
  • 정상호 기자
  • 승인 2018.07.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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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故 노회찬 의원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한국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드루킹 의혹'에 스러졌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노 원내대표는 드루킹 김동원 씨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아 특검 수사 선상에 올라있었다.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하면서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고등학생이던 1973년 당시 유신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면서부터 민주화운동에 나섰다. 대학 졸업 뒤 용접공으로 일하며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한 그는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사건으로 1989년 구속됐다. 노 원내 대표는 만기 출소 후 매일노동뉴스 발행인, 민주노동당 부대표 등을 맡으며 현실 정치권에 입문했다.

2004년에는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로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듬해 8월 과거 '삼성 X파일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2010년에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하기도 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서울 노원병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2013년 대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 확정판결을 받고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한동안 원외에서 활동하던 그는 2016년 정의당 소속으로 경남 창원성산을 지역구로 내려가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3선에 성공했다.

노 원내대표는 촌철살인의 대중 친화적인 언변과 논리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뚝심으로 인기를 얻어 소수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과 정의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올해 4월에는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를 위한 의원모임을 출범하고, 첫 등록 대표를 맡았다. 이어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반납에 앞장서며 진보 진영의 차별성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서는 인기 시사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나와 특유의 입담과 매력을 선보이며 진보 진영의 대표주자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노 원내대표의 비극적 선택에 여야 구분없이 충격과 함께 애도를 표하고 있다. 보수 진보를 망라해, 일관된 정치적 가치를 실천해온 지난했던 여정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적 신망을 받아온 정치인의 죽음이 귀결돼야할 지점은 성역없는 수사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노 원내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수사 도중 인지된 '지류'에 가까운 사건이고 정치권의 댓글조작 연루 의혹이 '본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드루킹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가 초기 패턴과 다르게 깊이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드루킹 등 경제적공진화모임의 운영자금이 어떻게 조달됐는지, 경공모가 자발적인 민간 단체로 정치적 지향점에 따라 댓글을 조작했는지, 아니면 특정 정치인의 조직적 비호와 공조를 받은 외곽 조직인지 등을 밝혀내야 한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정치인의 연루와 민주주의에 반하는 여론 조작 행위가 드러나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마땅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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