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7.16 월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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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대란' 아시아나항공·'총수 구속 기로' 대한항공, 비상구는 없나

"이번 기내식 공급 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 드린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검찰에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 죄송하다."

국내 메이저 국적 항공사의 현주소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악화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기내식 대란이 터졌고, 대한항공은 총수일가의 갑질논란에서 촉발된 일련의 사태로 인해 오너리스크의 정점에 휘말려있다.   

박삼구(왼쪽)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3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기내식 공급과 관련해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회사 공식 홈페이지에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김 사장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의 오류를 현저히 줄여나가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기내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 고메'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해 오던 중, 새로 건설 중이던 이 회사의 기내식 공장이 완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이후 회사는 불가항력적인 재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쳤고 대체 업체를 통해 당사에 필요한 적정 기내식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시행 첫 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고, 그 결과 일부 편은 지연되고 일부 편은 기내식 없이 운항하게 돼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쳤다" 면서 "저를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전 임직원은 하루 속히 기내식 서비스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유동성 위기에 내몰려 재무구조 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있어서 이번 기내식 대란은 뼈아프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2조가 넘는 차입금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전방위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월과 2월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2600억원을 신규 차입했다. 3월과 4월에는 CJ대한통운 주식 73만8427주를 처분해 현금 940억원과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000억원을 확보했다. 5월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 사옥을 매각했다. 매각가는 4300억원대다.

지난달 26일에는 유동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보유 중이던 CJ대한통운의 마지막 지분인 1.75%(4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약 63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같이 급한 불은 꺼가면서 그룹 계열사 아시아나IDT 상장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그룹을 재건하는 큰 그림을 그려왔지만 기내식 대란이라는 대형악재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무리한 자금조달에 기인한 예고된 사태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더 심각하다.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지난달 28일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의 혐의로 검찰에 출석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온갖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결국 조 회장마저 포토라인에 섰다. 조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 열린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폭언과 폭행,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지난달 4일과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나 기각됐고, '물벼락 갑질' 논란을 일으킨 막내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5월4일 서울 강서경찰서가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남부지검이 이를 기각했다. 두 사건 모두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유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 회장은 폭언과 욕설 갑질 등의 의혹을 일으킨 부인과 막내딸과는 달리 피해자들과의 합의 여지가 없는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섰다.

조 회장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걷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겨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이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해온 메이저 국적 항공사의 위기가 지속되면 국가의 명예는 실추될 수 밖에 없고 국가 신용도 역시 약화될 수 밖에 없다. 한동안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온 재벌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이 기업의 존립을 좌우하는 리스크로 작동하는 현실이다. 국가 경쟁력의 저하와 오너가의 기업 지배력 사이에 균형점을 찾아내야 할 시점이다.

정상호 기자  uma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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