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8.21 화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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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힘이 되는 서울시장 되겠다" 당당외침에 쏟아지는 응원[6·13우먼파워] 녹색당 신지예·민중당 김진숙 후보 '페미니스트 유세' 눈길 사로잡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신지예 녹색당 후보와 김진숙 민중당 후보가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여성정치인으로서 성차별 구조에 전면 대항하고 2등 시민으로 여겨졌던 여성들의 인권을 개선시키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신지예 후보)

"기존 남성 중심의 기득권 정치는 엄마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다. 엄마들을 대변하려면 워킹맘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야 한다."(김진숙 후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두 명의 '페미니스트(페미)' 여성 후보가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무더위 속에서 마이크를 잡고 당당하게 소신을 밝혔다. 지나가던 여성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운다.

'낙태죄 폐지' '몰카 피해자 지원'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동육아' 등 민감한 사안을 쏟아내자 "짝짝짝~" 박수가 이어진다. 서울 한복판에서 여성의 인권을 부르짖는 신지예(27) 녹색당 후보와 김진숙(39) 민중당 후보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당당한 페미니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신지예 후보 '성 중립 화장실' 설치 등 톡톡튀는 공약 눈길

신지예 녹색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성북구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선거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5일 성신여자대학교 지하철역 1번 출구 앞에 선 신지예 후보는 "저는 페미입니다"라고 외치며 거침없이 연단 위로 올라갔다.

'페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있는 신 후보는 이날 아침에도 선거 벽보가 훼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세 활동을 펼치는 중에도 그의 보좌관은 구청과 경찰서로부터 벽보 훼손 소식을 계속 전달받았다. 하루에도 21곳 이상의 벽보가 훼손됐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신 후보는 "'페미'라고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선거에 나온 시장 후보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주변에서 걱정을 해주시지만 저는 오히려 뛰어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상생활에서 '나 페미다'라고 밝힐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며 "여성 인권에 대해 주장을 하면 마치 굉장한 여성우월주의자인것처럼 '너 메갈이야?' '너 워마드야?'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또 업무나 승진 때에도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그러면서 "이처럼 페미들에게 가해지는 일상의 폭력들이 선거 상에서도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폭력과 혐오가 관습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라고 소리쳤다. 또 "가부장제를 종식시키려는 페미들이 왜 공격을 받아야 하느냐"며 "나는 오히려 더 크게 '내가 페미다'라고 외치고 설치고, 웃을 것이다"라고 부르짖었다.

신지예 녹색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성북구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선거유세 활동을 벌이는 도중 한 시민의 요청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신 후보는 '위드 유 조례'를 신설해 불법촬영(몰카) 피해자 지원에 앞장 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재 몰카 피해자는 성범죄 피해자의 범주에 속하지 못한다. 또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부터 몰카 삭제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1년짜리 단기 사업임은 물론이고 피해자들에 대한 심리 상담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

신 후보는 젠더건강센터를 설립해 피해자들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가 몰카 삭제 요청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봐도 몰카인 영상들은 무조건 삭제 처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경찰이 몰카 사건을 수사했을 때 교통정리보다 못한 인사 점수를 받는다는 점을 개선해 승진시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 중립 화장실 설치' 공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여성, 남성 화장실뿐만 아니라 새로 성중립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 후보는 "여성이나 남성으로 구분할 수 없는 성소수자들을 비롯해 장애인, 어린이들을 고려한 정책이다"라면서 "성별이 다른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어린아이와 부모가 함께 화장실에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컴팩트한 개인 화장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면서 "화장실 내부에 세면대를 설치해 여성의 경우 생리컵 사용 후 세척까지 한 번에 하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 후보는 "2020년까지 녹색당이 원내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라며 "성차별구조에 전면 대항하고 2등 시민으로 여겨졌던 여성들의 인권을 개선시키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고 추후 행보도 밝혔다.

◆ 김진숙 후보, 워킹맘·임산부 등 비정규직 노동자 아픔에 공감

김진숙 민중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성동구 2호선 성수역에서 선거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7일 성수역 앞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면 유세활동을 펼치던 김진숙 후보는 워킹맘, 임산부 등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업무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을 최초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진 비정규직 마트 노동자다.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변하겠다며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달 성명을 내고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주장은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이 없는 존재로 규정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들은 애 낳는 기계가 아닌데도 임신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여성의 낙태권리는 여성 존엄의 권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비정규직, 청년, 여성이 정치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시민들에 정책 제안에 대한 의견을 듣다보면 여성들은 항상 같은 얘기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젊은 여성들은 면접을 볼 때 '남자친구가 있냐' '결혼 계획이 있냐'와 같이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는다"면서 "기혼자들은 '아이를 낳으면 그만둬야 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회사 내에 노동조합이 있더라도 비정규직 여성들은 이에 해당되지 않고 직접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면서 "이처럼 여성들은 일터에서 헌법의 기본권으로 보장된 모성보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숙 민중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성동구 2호선 성수역에서 선거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그는 "이 때문에 직장갑질119 신고센터를 설치해 노동자들의 기본권 침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라며 "서울시에서 나서서 기업에 선도 교육, 노동인권 교육을 실시하고 위반 시 서울시와 관계된 사업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할 것이다"고 밝혔다.

25개월 된 아이를 두고 있다는 김 후보는 "일하는 여성들이 아이를 키우기 너무 힘든 사회다"라며 "일하면서 육아를 해야하는 자체도 녹록치 않지만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월급이 보존되는 사회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육아에 대해 공공차원에서 책임을 가지고 공동육아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기존의 남성 권력 중심의 기득권 정치는 엄마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엄마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면 워킹맘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평범한 비정규직 워킹맘인 내 지지율을 통해 소수자들의 울분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의미다"라고 밝혔다.

최근 노동자들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고공지지율에 취해 서민들의 생존 문제를 짓밟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최저임금 노동자위원회를 맡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도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을 결정해왔다"면서 "사회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이뤄진 최저임금 논의사항을 파기하고 국회가 결정권을 가져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umi@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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